오피니언 사외칼럼

[기고/10월 19일] 청년이여, 노벨상에 도전하라

올해 노벨 화학상 수상자에 두 명의 일본인이 포함됐다. 우리나라는 고은 시인이 노벨 문학상 수상자로 선정되기를 기원했으나 불행하게도 수상하지 못했다. 세계적인 과학자 아인슈타인도 노벨 물리학상에 열한 번씩이나 후보로 추천된 뒤 열두 번째에 비로소 수상했다는 사실로 위안을 삼고 내년을 기대해 본다. 과학분야에 호기심 갖게해야 지금까지 일본은 과학 분야의 노벨상 수상자를 15명 배출한 반면 우리나라는 한 명도 배출하지 못해 안타까울 따름이다. 앞으로 많은 우리 청소년들이 노벨상에 도전하여 자신의 영광은 물론 국민에게 무한한 기쁨을 선사하고 국가의 자긍심을 높여주길 간절히 기대해 본다. 노벨상 수상자들이 청소년 시절에 어떠한 과학 교육을 받고 어떠한 자세와 열정으로 부단히 노력했는지를 살펴보고 우리 청소년들이 이를 타산지석으로 삼는다면 노벨상의 길이 한층 가까워질 것이다. 전문적인 교육도 받지 못하고 대학만을 졸업한 평범한 샐러리맨 엔지니어가 2002년 노벨 화학상을 받아 세상을 놀라게 한 적이 있다. 최초의 학사학위를 가진 노벨상 수상자로 기록된 다나카 고이치는 노벨상 수상 후에 여러 대학ㆍ연구소 및 기업들로부터 스카우트 제의를 받았으나 거절했다고 한다. 또한 자신이 몸담고 있는 시마즈 제작소로부터 엔지니어에서 이사로 승진하는 파격적인 인사도 사양했다. 옛날같이 자유롭게 연구할 수 있고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마음껏 즐길 수 있으며 스스로 즐거운 일을 찾아 부지런히 연구하면서 큰 보람을 느끼는 엔지니어의 길을 걷기로 결심한 것이다. 다나카 고이치는 자서전 '일의 즐거움'에서 초등학교 4~6학년 때 담임교사가 설탕에 황산을 뿌려 화산분화가 생기는 현상, 붕산을 냉각시켜 결정이 만들어지는 과정 등을 보여 주며 어린이들이 눈으로 보고 변화를 알 수 있는 재미있는 실험을 많이 보여줬다고 한다. 어린이들이 과학에 많은 호기심을 갖도록 배려한 것이다. 그 교사는 어린이들이 자유롭게 상상할 수 있도록 도와줬고 교과서와 다른 대답을 해도 재미있는 발견이라고 칭찬해줬다고 한다. 이런 환경에서 자란 다나카 고이치는 스스로 생각하고 발견하는 데 진정한 과학의 즐거움이 있다고 생각하게 됐다. 그 때 자유롭게 상상의 날개를 펴는 습관을 갖게 됐고 중ㆍ고교로 진학하면서 무엇보다도 실험을 하는 것이 그렇게 즐거울 수 없었단다. 손을 움직여서 그 결과를 직접 눈으로 확인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어릴 때의 생각은 시마즈 제작소에 근무하면서 무르익어 돈보다도 실험할 때의 즐거움, 세상에 기여하는 기술을 탄생시킨 주인공이라는 충족감이 더 중요하다고 했다. 우리 청소년들에게 눈으로 직접 체험하고 변화를 알 수 있는 재미있는 실험을 많이 보여줌으로써 과학에 호기심을 갖게 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이를 위하여 과학교재를 선진국형으로 바꾸고 실험시설을 현대화해야 한다. 여기에 소요되는 예산은 정부가 적극 투자해야 한다. 재미있는 과학현상에 많은 호기심을 가진 청소년들이 자신의 손을 움직여 직접 결과를 눈으로 확인하는 과정을 거쳐 진정한 즐거움을 찾고 자유로운 사고를 할 수 있도록 도와줘야 한다. 새로운 도전에는 항상 실패가 따르기 마련이다. 한 번 실패했다고 포기하지 말고 실패해도 좋다는 도전정신이 필요하다. 다나카 고이치도 생애 최고의 실패를 잘 이용하여 노벨 화학상을 수상하는 영광을 얻었다. 실패 두려워 않는 정신도 중요 여러 분야의 수많은 엔지니어와 기술자가 사회에 이익이 되는 기술을 개발하기 위해 불철주야 노력하고 있다는 사실을 깨닫고 그들의 노고에 많은 존경심과 격려를 보내주는 사회적 분위기 형성이 시급하다. 사회적으로 많은 기여를 한 과학자ㆍ엔지니어에게 수여하는 과학연금 제도가 정착되면 자유롭고 창조적으로 연구하는 분위기가 조성될 것이다. 우리의 청소년들이 용기ㆍ도전ㆍ불굴의 의지ㆍ꾸준한 노력ㆍ직관 등을 갖춘 창조적인 과학생활을 영위하고 자신의 연구가 세상에 많은 도움이 된다는 사명의식이 충만할 때 우리나라에서도 노벨상 과학상 수상이 현실로 다가오게 될 것으로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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