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3ㆍ4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전 분기 대비 3.5%를 기록했다고 29일 미 상무부가 발표했다. 분기 대비 경제성장률이 플러스로 돌아선 것은 지난해 2ㆍ4분기 이후 처음으로 지난 2007년 12월부터 시작된 미국의 경기침체가 3ㆍ4분기 중 끝났다는 경제전문가들의 판단에 한층 힘을 실어주는 것이다
이번 3ㆍ4분기 성장률은 부동산시장에 거품이 한창이던 2007년 3ㆍ4분기 이후 가장 높은 것이다. 또 시장예측전문기관들이 내다본 3.3%를 웃도는 것이다. 더욱이 3ㆍ4분기 성장률 발표를 앞두고 앞다퉈 전망치를 끌어내렸던 대형 투자은행(IB)들의 예상과 상반되는 결론이어서 더욱 주목되고 있다.
미국 경제가 3ㆍ4분기에 예상을 뛰어넘는 성장률을 기록한 것은 미국 정부가 경기부양을 위해 각종 지원책을 내놓았기 때문이다. 상무부는 소비지출과 주택 부문의 투자가 호조를 보이면서 3ㆍ4분기 미국 경제가 큰 폭의 성장세를 보였다고 설명했다.
미국 GDP의 약 70%를 차지하는 소비지출은 3ㆍ4분기 중 3.4% 증가해 2007년 1ㆍ4분기 이후 가장 높은 증가율을 보였다. 중고차를 구매할 때 최고 4,500달러의 현금을 주는 각종 소비활성화 정책으로 소비자들의 지갑을 연 것이다. 자동차 등 대형 제품의 판매 증가율은 연간 22.3%에 달해 2001년 이후 최고를 기록했다.
금융위기와 경기침체의 진원지였던 주택 부문 투자는 무려 23.4%나 증가, 1986년 이후 최고를 기록했다. 미 정부는 주택시장 활성화를 위해 생애최초 주택구입자에게 8,000달러의 세금 감면 혜택을 제공했다. 연방 정부의 재정지출 또한 7.9% 증가, 전 분기(11.4% 증가)에 이어 2분기 연속 급증세를 보였다.
미국 달러화가 약세를 보이면서 미국 상품의 수출경쟁력이 회복된 것도 경기성장에 도움이 됐다. 3ㆍ4분기 미국의 수출은 연율 기준으로 21.4% 증가했다. 소비가 회복 조짐을 보이자 기업들도 재고를 늘리기 시작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미국 경제가 앞으로도 3ㆍ4분기처럼 빠른 속도로 회복할지에 대해서는 회의적이다. 여전히 실업률이 고공행진을 하고 있는데다 소비자와 기업들이 대출을 받기 힘든 상황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