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北 협상복귀만으로 희희낙락하긴 일러"

한승주 前주미대사 "북핵 서서히 악화될 가능성 높아"

참여정부 초대 주미대사를 지낸 한승주(韓昇洲)교수는 22일 북한 핵문제 해결을 위한 6자 회담 재개 가능성 등과 관련, "북한이 6자 회담에 복귀하겠다는 것만으로 감지덕지하고 희희낙락할 상황은 아니다"고 말했다. 1차 북핵위기 당시 김영삼(金泳三) 정부에서 외무장관을 지낸 한 교수는 이날오전 롯데호텔에서 열린 서울대 정치.외교학과 동창회 초청 강연회에 참석, "북한은6자회담 복귀 자체를 협상카드의 하나로 만듦으로써 협상력을 높이는데 성공한 셈"이라며 이 같이 밝혔다. 그는 "지난해 콘돌리자 라이스 미 국무장관이 북한을 `독재의 잔여기지(outpost)라 규정했을 때 북한은 이에 대해 아무런 언급이 없었다"며 "이후 부시 미 대통령이연두연설에서 북한을 자극하는 말을 하지 않았는데 최근 북한이 갑작스럽게 라이스의 발언을 문제삼은 것은 이해할 수 없는 태도"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북한은 미국 등과의 협상을 이미 수 차례 핵 보유국간의 군축회담이라 규정하면서 협상력을 높이려 하고 있는 반면 미국은 그 같은 의제를 가지고 협상에 임하려 하지 않을 것"이라며 "이로 인해 대화가 제대로 진행되지 않는다면 북한은 언제든 미국이 트집을 잡아 협상이 안된다는 핑계를 대고 협상무대를 빠져나갈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또 "합리적 선택면에서 볼 때 북한의 목적은 가능한한 시간을 끌면서 핵무기를 보유하는 것"이라며 "최근 상황을 볼 때 북한은 (핵보유에 대해) 어느 정도 자신감을 갖게 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 1차 핵위기 때와 비교해볼 때 지금은 ▲김일성 주석의 부재 ▲중국의 영향력 약화 ▲한미관계 악화 등으로 인해 쉽지 않은 상황"이라며 "갑작스런 돌파구가 마련되거나 서서히 호전될 가능성은 희박하거나 높지 않은 반면 서서히 악화될 가능성이 높아보인다"고 말했다. 한 교수는 이어 우리 정부가 북한의 6자회담 복귀를 위해 미국측에 북한을 자극하지 말아달라고 요청한 데 대해 "이전에는 의회 일부 차원에서만 이견이 노출됐으나 지금 달라진 점은 행정부가 앞장서서 공식화하기 시작한 것"이라며 "이는 미국의자존심에 손상만 줄 뿐 문제를 풀어내는 데 효과적인 방법인지 의문시된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김중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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