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겨울철 '헌집증후군' 조심하세요

난방기구·가습기 가동 "집안 곰팡이 온상으로"<br>호흡기 흡입땐 기관지염·알레르기등 유발<br>오래된 집일수록 아침·저녁으로 실내 환기를

겨울철 '헌집증후군' 조심하세요 난방기구·가습기 가동 "집안 곰팡이 온상으로"호흡기 흡입땐 기관지염·알레르기등 유발오래된 집일수록 아침·저녁으로 실내 환기를 • 노인·환자 있을 땐 공기청정기 가동을 서울ㆍ경기지방을 중심으로 연일 체감온도 영하 10도를 오르내리는 날씨를 보이고 있다. 집집마다 찬바람 들어올세라 꼭꼭 닫아 놓은 창문, 건조한 공기 때문에 밤새 틀어놓은 가습기 등 눈에 익은 풍경이 연출된다. 그러나 난방과 가습에 의해 고온 다습한 환경으로 바뀌면서 어느새 집안은 보이지 않는 곰팡이와 세균의 온상으로 변한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실내 환기가 쉽지 않은 계절일수록 오래된 집의 구석구석에서는 인체에 해를 끼치는 요소들이 하나 둘씩 깨어나기 시작하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흔히 새집증후군으로만 알려져 있는 ‘병든 집 증후군(Sick House Syndrome)'은 헌집에서도 발생할 수 있다고 지적한다. 을지대학병원 오장균(산업의학과) 교수는 “곰팡이는 온도가 20~30℃, 습도는 60% 이상일 때 가장 잘 증식한다”면서 “일반 가정의 경우 겨울철 난방기구와 가습기 가동으로 인해 곰팡이의 서식에 알맞은 환경이 조성되기 때문에 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특히 건물단열이 취약할 경우 공기와 벽의 온도차 15℃ 이상 되면서 고온 다습한 공기가 벽에 부딪쳐 결로현상(이슬이 맺히는 현상)이 발생한다. 결로현상이나 집이 오래되어 누수가 발생할 경우에는 벽지가 물에 젖으면서 곰팡이가 서식할 수 있는 환경이 된다. 문제는 곰팡이는 그 자체보다 번식할 때 공기 중에 퍼지는 포자가 더 위험하다는 것이다. 포자는 매우 미세해서 사람의 호흡기로 흡입되어 ▦기관지염 ▦알레르기 ▦천식 등의 원인으로 작용한다. 따라서 잔기침을 많이 하는 어린이는 더욱 주의해야 한다. 곰팡이는 쾨쾨한 냄새에 의한 메스꺼움ㆍ피로감의 원인이 될 뿐 아니라 피부병을 일으키기도 한다. 곰팡이를 제거하기 위해 쓰는 화학약품도 인체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친다. 곰팡이 피해를 줄이기 위해서는 집안에 누수가 되는 곳은 없는지 살피고, 결로가 생기는 경우에는 단열재 보강공사를 실시해야 한다. 바닥에 깔린 카펫은 수시로 들춰 바람을 통하게 하고 습기가 많은 부엌이나 욕실에는 환풍기를 설치하는 등 환기에 신경을 써야 한다. 가습기는 너무 오래, 그리고 강하게 틀지 않도록 하고 창문에 물방울이 맺히기 시작하면 작동을 멈추는 것이 바람직하다. 배수구도 신경을 쓸 부분이다. 대개 배수관은 U자나 P자 형태로 되어 있다. 배수관의 굽은 부분에 물이 약간 고이도록 해서 가스나 냄새가 역류하는 것을 막는다. 그러나 집이 오래되면 낡은 배수관 자체에서 냄새가 난다. 냄새의 주요 성분은 메탄가스나 암모니아 등으로 두통 소화장애 천식 알레르기 등을 일으킨다. 이 경우 배수관을 새 것으로 교체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바꾸는 것이 어렵다면 배수할 때를 제외하고는 항상 뚜껑을 닫아 놓는다. 뿐만 아니라 주방에서 요리를 할 때 가스레인지에서 연료가 연소 되는 과정에서 나오는 일산화탄소ㆍ이산화질소ㆍ이산화황도 문제다. 오 교수는 “가스는 두통ㆍ어지럼증ㆍ기침ㆍ신경쇠약의 원인이 될 수 있다”면서 “흔히 주부들이 요리하다 보면 밥맛을 잃는다고 하는데 음식냄새에 질려서가 아니라 사실은 취사가스의 자극으로 소화력이 떨어지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문제해결의 열쇠는 역시 환기다. 레인지 후드가 가스레인지에서 나오는 취사가스뿐 아니라 휘발성 화합물도 제거해준다. 오래된 집일수록 후드도 노후했을 가능성이 높다. 가능하면 후드를 교체하고 정기적으로 후드 청소를 하는 것이 좋다. 헌집을 고치는 과정에서 범하게 되는 오류 중의 하나가 생각 없이 가구를 하나만 바꾸는 일이다. 오래된 집일수록 구조를 변경하거나 인테리어를 다시 한다든지 가구를 바꿈으로써 새집 같은 분위기를 연출하려고 시도한다. 그러나 이런 경우에도 새집증후군과 같은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새집증후군은 입주 후 원인 모를 비염ㆍ아토피성 피부염ㆍ두드러기ㆍ천식ㆍ두통ㆍ기관지염 등에 시달리는 현상이다. 이미 많은 사람들이 새집의 마감재나 건축자재에서 배출되는 휘발성 유기화합물의 위험성을 잘 알고 있다. 문제는 헌집에서도 도배를 새로 하거나 새 가구를 들여놓을 때, 합성섬유로 만든 새 옷, 드라이 클리닝한 옷, 화장품을 새로 사도 클로로포름 벤젠 아세톤 포름알데히드 등 휘발성 유기화합물이 방출된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그다지 많지 않다는 점이다. 그라나 이런 성분들은 작게는 두통, 알레르기성 질환의 원인이 되며 크게는 암을 일으키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따라서 벽지나 장판은 가능한 천연소재를 사용하고 시공 첫날만큼은 집을 비운 상태로 난방을 강하게 한 후 강제로 환기를 시켜야 한다. 그 후 몇 개월 환기에 각별히 신경을 써야 부작용을 최소화할 수 있다. 새 가구를 구입했을 때도 가구에서 나오는 자극적인 냄새 때문에 눈이 시리고 목이 따가울 수 있다. 이는 가구에 쓰이는 접착제와 방부제 때문으로 가장 좋은 해결방법은 중고가구나 매장에 진열된 가구를 사는 것이다. 부득이하게 새 가구를 구입했을 때는 한두 달 정도 실내 환기에 각별한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드라이 클리닝을 한 옷은 반드시 베란다에서 2~3일간 바람 샤워를 시킨다. 피부나 호흡기가 남보다 민감한 사람은 옷을 살 때 되도록 집에서 세탁 가능한 옷을 고르도록 하고 매장에 오래 걸려 있던 이월상품을 구입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박상영 의학전문기자 sane@sed.co.kr 입력시간 : 2005-01-12 16:52

관련기사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