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이 침침하다 한다면…
햇빛에 눈이 많이 부시게 느끼거나 뿌옇게 보인다면 백내장 확률 높아
얼굴 색깔 변했다면…
노랑-빈혈·소화기관, 보라-심장·폐, 검거나 자주 붓는다면 신장에 이상
키가 부쩍 작아졌다면…
O자형 다리 변형, 퇴행성 관절염 의심… 무릎에 '뚜두둑' 소리땐 문제 신호
설 명절 오랜만에 고향에 내려가면 가장 먼저 살펴봐야 할 것 중의 하나가 부모님의 건강상태다. 평소에 부모들은 자식들에게 부담이 될까 봐 병을 숨기거나 괜찮다고 말하기 때문에 명절은 직접 부모님의 건강상태를 확인할 수 있는 좋은 기회이기도 하다.
평소 부모님의 건강에 소홀했던 자녀들은 이번 설날을 맞이해 부모님 행동을 잘 살펴 '보고' 무의식 중에 내뱉는 소리를 잘 '듣고' 안부를 꼼꼼히 '묻는' 세심한 건강 체크가 필요하다.
우선 가장 흔한 노년성 질환인 관절염 여부부터 살펴보는 것이 좋다. 무릎에서 소리가 나고 다리가 0자형으로 휘었다면 '퇴행성 관절염'을 의심해볼 수 있다.
황보현 은평힘찬병원 과장은 "노인 관절염 환자들이 그냥 방치될 경우 거동 불편에 따른 보행 장애까지 초래해 자칫 사고로 이어질 수 있는 위험에 노출될 뿐만 아니라 운동 부족, 통증으로 인한 스트레스로 혈당이나 혈압 조절이 어려워 만성질환을 더 악화시키고 합병증을 심화시킬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관절염은 신체 변형이나 불편한 걸음걸이 등 육안으로 쉽게 체크할 수 있고 통증으로 무의식 중에 내뱉는 소리를 듣고도 금방 눈치챌 수 있다. 그래서 조금만 관심을 갖고 관찰하면 부모님이 어디가 아프고 불편한지 알 수 있다. 우선 앉았다 일어날 때 책상이나 선반을 잡고 일어나거나 걸음걸이가 불편해 보이고 이동 속도가 느려진 경우, 다리를 온전히 피거나 구부리지 못하는 경우, 계단을 겁내면서 외출을 꺼리고 움직이기 싫어하는 경우 등 관절염을 의심할 수 있는 행동이다.
이전과 달리 움직임이 줄어들어 허벅지 굵기가 가늘어지거나 키가 작아진 느낌이 든다면 관절염을 생각해볼 수 있다. 관절염이 있으면 양쪽 무릎이 붙지 않는 O자형 다리가 되고 결국 키가 작아진다. 무릎 사이에 주먹 하나가 들어가면 관절염이 많이 진행된 상태다. 신체 변형뿐만 아니라 소리로도 관절염 증상을 유추할 수 있다. 무릎에서 '뚜두둑' 하는 소리가 자주 들리거나 무의식 중에 '아이고, 무릎이야'라는 말을 반복할 때에도 무릎에 문제가 있음을 감지할 수 있다.
어르신 중 얼마쯤 거리를 걷고 나면 다리가 저리고 조이는 느낌 때문에 불안해하는 경우가 많다. 이때는 척추 신경이 눌려 만성적으로 허리가 뻐근한 듯 아픈 증상이 나타나는 척추관 협착증을 의심해볼 수 있다.
이 같은 증상이 나타나면 관절염을 의심하고 가까운 전문병원에서 검진을 통해 정확한 검사 및 치료를 받는 것이 좋다. 관절염은 초기 증상이라면 간단한 보존적 치료로 어느 정도 회복될 수 있지만 치료가 늦어지게 되면 증상이 더욱 심해져 결국은 인공관절수술을 해야 한다.
장기에 이상이 있으면 얼굴 색깔과 피부에 그대로 드러나기 때문에 수시로 얼굴에 나타난 색깔을 살펴보고 건강을 체크해야 한다.
얼굴색이 노란빛을 띤다면 빈혈이나 소화기관에 문제가 있는 것이다. 소화를 관여하는 담즙이 제대로 내려가지 못하고 얼굴이 노란색으로 변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당뇨병, 간ㆍ위ㆍ십이지장 질환자들을 보면 얼굴이 노란 것을 볼 수 있다. 이럴 경우 부모님에게 밥맛은 있는지, 간혹 구역질이 나는지, 피곤함을 자주 느끼는지 물어봐야 한다. 얼굴빛이 연한 보랏빛을 나타내면 혈액이 원활하게 돌지 않는다는 것을 뜻한다. 심장이나 폐 이상을 의심해봐야 한다.
얼굴빛이 검거나 자주 붓는다면 신장 기능에 문제가 있다는 신호다. 이는 신장 이상으로 몸 밖으로 노폐물이 제대로 걸러지지 않기 때문이다.
부모님의 눈 상태도 잘 살펴야 한다. 눈 질환은 부모님들이 불편함을 직접 말하기 전까지는 알아채기 힘든 경우가 많기 때문에 보다 적극적으로 증세를 여쭙고 관찰해야 한다. 대부분 부모님들은 나이 들면 눈이 침침하고 흐릿한 증상을 노안으로 생각하고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백내장은 노안과 증상이 비슷해 혼동할 수 있다.
백내장은 수정체 자체가 투명성을 잃는 것으로 물체를 볼 때 안개 낀 듯이 흐리게 보이거나 유리에 성에가 낀 듯이 뿌옇게 보인다고 하면 백내장일 확률이 높다. 초기에는 다소 침침하거나, 빛이 퍼져 보이거나, 햇빛에 눈이 많이 부시게 느낄 수 있다. 점차 진행되면서 사물이 뿌옇게 보여 시력 저하가 발생된다. 증세가 많이 진행되면 본인이 봐도 알 수 있을 정도로 눈의 동공 부분이 하얗게 변하게 된다.
특히 당뇨병이 있는데 TV 자막을 군데군데 보지 못하면 망막의 모세혈관에 이상이 생긴 당뇨병성 망막증을 의심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