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사들이 디지털 방송 준비에 박차를 가하면서 단막극들을 부활시키고 있다. 그 동안 단막극들은 강한 실험성과 독특한 개성을 갖춘 작품들을 선보이며 ‘드라마 사관학교’라 불릴 정도로 능력 있는 PD들과 방송 작가들을 배출해 왔다. 하지만 최근 몇 년간 시청률 경쟁에서 밀려 천덕꾸러기 신세를 면치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MBC ‘베스트극장’(금 오후 9시55분)은 13일부터 4주간 ‘HD 베스트극장’(590~593화)을 방송한다. 이른바 ‘TV 영화’를 만들어 보자는 취지로 기획된 ‘HD 베스트극장’은 지난 7월 몬테카를로 TV페스티벌 최고작품상을 수상한 ‘늪’을 만들 때 사용했던 HD급 촬영 장비로 작품을 찍었다.
음향 부분에선 영화 사운드 디자이너가 직접 참여해 5.1채널 서라운드로 작업을 했다. 제작비 또한 기존 단막극(약 9,000만~1억원) 비용의 1.5배 가량인 편당 1억 5,000만원이 들었다.
‘베스트극장’ 임화순 책임PD(CP)는 “향후 디지털 콘텐츠를 확보하는 차원에서 우선 단막극을 통해 HD방송의 기술적 완성도를 높이려 한다”며 “결과가 좋을 경우 내년 초부터 ‘베스트극장’은 모두 HD로 제작하는 것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KBS2 ‘드라마시티’(일 오후11시10분)는 이미 2001년부터 HD급 영상을 선보였다. ‘드라마시티’는 현재 매주 SD급으로 지상파를 통해 방송하고, 위성채널인 KBS KOREA에서는 HD급 방송을 하고 있다.
‘드라마시티’ 홍성덕 CP는 “디지털TV이 아직까지 대중화되지 않았기 때문에 연속극을 16대9 비율로 방송하는 데는 무리가 있지만, 단막극의 경우 시청자 타깃이 정해져 있어 첨단 제작방식을 도입하기 수월한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