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바이오

비염·천식 있다면 마스크 꼭 쓰고 나들이를

꽃 피는 4월… 꽃가루 알레르기·아토피 주의보<br>참나무 같은 풍매화 있는 곳 피하고 외출 중에도 땀·유분기 자주 제거<br>풀·나무 영향 덜 받게 긴 옷 입어야<br>꽃놀이 후엔 꼼꼼한 세안·샤워를


꽃구경이 한창인 요즘 아토피나 알레르기 질환자들은 꽃가루로 증상이 악화될 수 있는 만큼 주의가 필요하다. /서울경제DB


남부지방을 중심으로 벚꽃이 만개하면서 봄꽃 향연을 즐기려는 나들이객들로 전국의 꽃구경 명소는 연일 북새통을 이루고 있다.

하지만 이 같은 꽃구경이 달갑지 않은 이들도 있다. 흐드러진 꽃망울과 함께 흩날리는 꽃가루는 아토피와 알레르기 질환 환자들에게 독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꽃가루가 피부에 접촉하게 되면 알레르기성 질환의 원인이 되는 항원으로 작용해 피부를 자극하게 된다.

장선영 왕십리 함소아한의원 대표원장은 "4~5월을 전후로 공기 중에 날리는 꽃가루가 호흡기나 눈에 들어가면 알레르기 천식ㆍ비염ㆍ결막염을 일으키는 등 알레르기의 주요 원인이 된다"며 "입자가 눈에 보이지 않을 정도로 작고 공기 중에 분포해 피하기가 어려우므로 평소에 알레르기 비염이나 천식이 있다면 외출시 반드시 마스크를 쓰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장 원장은 또 "참나무ㆍ자작나무 등이 대표적인 꽃가루 알레르기를 일으키는 주범이므로 가급적 꽃가루 알레르기를 일으키는 나무가 없는 곳으로 나들이를 가는 것이 좋다"며 "꽃놀이 후에는 생리식염수를 이용해 신경을 써서 콧속을 세척하고 눈 부분도 깨끗이 씻어야 한다"고 당부했다.

외출 전 기상청에서 발표하는 '꽃가루농도위험지수'를 미리 확인해 위험지수가 높은 날은 외출을 피하는 것도 방법이다. 보기에 좋은 벚꽃이나 개나리ㆍ튤립ㆍ진달래와 같은 꽃 종류는 꽃가루가 대량으로 날리지 않으니 꽃가루위험지수가 높지 않은 날이라면 적당히 즐겨도 괜찮다.

최금정 라마르피부과 미아점 원장은 "요즘처럼 꽃가루가 흩날리는 계절이 되면 아토피 질환이 악화돼 고통을 호소하는 이들이 급격히 늘어난다"며 "아토피 피부염의 악화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공기 중 꽃가루의 분포가 가장 높은 오전7~9시 등 이른 시간대 외출을 삼가고 마스크와 긴 옷가지로 꽃가루가 피부에 직접 닿는 것을 방지해주는 게 좋다"고 말했다.

피부 위에 유분기 있는 메이크업이나 끈적한 땀방울은 꽃가루를 피부에 쉽게 달라붙게 해 아토피 증상을 악화시킬 수 있으므로 외출 중에도 중간중간 땀과 유분기를 제거해 피부가 끈적이는 것을 예방할 필요가 있다.

외출 후 집에 돌아왔을 때는 꼼꼼한 세안과 샤워로 피부에 붙은 꽃가루를 제거해줘야 한다. 베란다나 현관 입구 등에서 머리와 옷가지 등을 털어 꽃가루가 실내에 흩날리지 않도록 주의하는 것이 좋다.

모든 꽃이 아토피를 악화시키거나 알레르기를 일으키는 것은 아니다. 봄철에 가장 극성을 부리는 꽃가루 알레르기의 대표적인 품종은 풍매화다.

풍매화란 바람에 의해 꽃가루가 옮겨지는 꽃을 말하는 것으로 곤충에 의해 꽃가루가 이동하는 충매화에 비해 꽃가루가 작고 가벼워 바람에 잘 날아가기 때문에 피부에 더 쉽게 달라붙는다. 또 눈으로 가늠하기 어려운 아주 미세한 크기여서 사람이 미처 알지 못하는 사이에 코와 눈ㆍ입 등으로 들어와 민감한 반응을 일으킨다.


꽃가루 알레르기를 일으키는 풍매화는 자작나무와 참나무ㆍ떡갈나무ㆍ단풍나무ㆍ밤나무ㆍ느릅나무ㆍ아카시아ㆍ삼나무ㆍ버드나무 등이 대표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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벚꽃이나 유채ㆍ진달래ㆍ튤립ㆍ매화ㆍ산수유 등의 충매화는 아무 상관이 없다. 따라서 꽃가루 알레르기가 있는 사람이라도 봄철 벚꽃 축제를 두려워할 필요는 없다.

꽃가루 알레르기의 가장 흔한 증상은 기침과 가래ㆍ콧물ㆍ두드러기를 꼽을 수 있다. 심할 경우 호흡곤란 증세를 호소하거나 아토피와 천식ㆍ결막염과 같은 추가 질병을 동반하기도 한다.

꽃가루 알레르기는 봄과 가을에 발생하는 경우가 많고 증상이 감기와 혼동되는 경우도 많다. 증상 정도는 사람마다 다르다. 간지러움 등 다소 가볍게 알레르기를 겪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병원을 찾을 만큼 고통스러운 경우도 많다.

꽃가루로 발생할 수 있는 알레르기성 결막염은 눈을 감싸고 있는 외부조직인 결막에 염증이 생긴 경우를 말하며 환자는 가려움증, 눈 충혈, 결막부종 등으로 인해 이물질이 끼여 있는 듯한 느낌을 갖는다. 보통 알레르기성 결막염은 알레르겐을 멀리하면 2주 이내 치료되는 것이 보통이나 재접촉할 경우 더 심해질 수도 있다.

꽃가루 알레르기로 눈이 가렵다고 비비면 알레르기 반응이 더욱 촉진돼 증상이 악화될 수 있는 만큼 증상이 심할 경우 안과를 찾아야 하며 임시방편으로는 눈 주위를 얼음수건으로 찜질해 증상을 완화시키면 좋다.

알레르기 원인물질이 기관지 점막을 자극하면 기관지가 좁아져 호흡이 힘들어진다. 연속적인 재채기 발작, 계속 흘러내리는 맑은 콧물, 코막힘 등이 나타나기도 하고 눈이 자주 충혈되고 눈물이 나거나 눈곱이 끼기도 한다. 대표적인 질환이 비염ㆍ결막염ㆍ피부질환ㆍ천식 등이다. 알레르기 증상과 불편한 정도는 개인에 따라 차이가 있는데 한 사람에서도 시기별로 알레르기 증상 정도가 다르게 나타난다.

알레르기 예방과 완화를 위해서는 정확한 원인을 찾아야 그 원인물질을 피해 나중에 있을지 모를 더 큰 화를 막을 수 있다.

노창석 서울시 서남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알레르기는 피부반응과 혈액검사, 알레르기테스트를 통해 원인물질을 확인할 수 있다"며 "알레르기 원인물질이 확인되면 더 이상 진행되지 않도록 적극적으로 치료해 다른 원인물질에도 복합적으로 알레르기를 추가적으로 일으키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주변 환경과 개인위생을 깨끗이 해 유발물질을 최대한 줄여주는 것도 중요하다. 정기적인 청소와 환기로 미세먼지를 줄이고 강아지나 고양이 등 애완동물은 가급적 키우지 않는 것이 좋다. 꼭 키워야 한다면 자주 목욕을 시켜 털이 날리는 것을 방지하고 애완동물의 타액ㆍ대소변 등도 청결하게 관리해야 한다.

알레르기 질환 못지않게 산과 들로 나들이 가는 사람들은 접촉성 피부염을 주의해야 한다. 손이나 팔ㆍ얼굴 등이 풀이나 나무에 스친 후 그 부위가 부풀어 오르고 붉어질 수 있는데 이는 접촉성 피부염일 가능성이 높다.

강진수 강한피부과 원장은 "아토피성 피부나 염증이 쉽게 나는 피부를 가졌거나 면역력이 약한 노약자들은 더욱 주의해야 한다"며 "풀밭에서 너무 오랫동안 앉아 있지 말고 풀이나 나무ㆍ해충으로부터 영향을 덜 받을 수 있는 긴 옷을 입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가렵다고 긁으면 상태가 악화돼 물집이 생기거나 부스럼이 생기기도 한다. 가려움증이 심할 때는 얼음이나 찬물에 가려운 부위를 담그는 것이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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