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코스닥 벤처 연구개발비 안쓴다"

시총 100개사 매출액 7%에도 못미쳐…R&D 없는 '제2벤처붐' 거품 조장 우려

연구ㆍ개발(R&D)이 기업가치의 전부라해도 과언이 아닌 코스닥시장 벤처기업들 중 매출액대비 연구ㆍ개발비 비율이대형 정보기술(IT) 상장기업 수준에도 미치지 못하는 곳들이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가운데 정부가 2005년에 '제2벤처붐'을 조성한다는 방침이어서 벤처 '버블'후유증을 다시 겪지 않으려면 벤처기업들의 연구개발을 중시해 정책을 마련해야한다는 지적이다. 1일 코스닥증권시장에 따르면 현재 코스닥시장에 등록된 356개 벤처기업 중 시가총액 상위 100개 기업들이 올들어 3.4분기까지 지출한 연구ㆍ개발비는 2천252억원으로 매출액의 6.88%를 차지했다. 이에 비해 IT 대표주자인 삼성전자는 올들어 매출액의 7.5%(3조3천억원)를 연구ㆍ개발에 투자했다. 또 삼성전기도 매출액대비 연구개발 지출이 7.5%를 차지했으며 하이닉스(6.2%),삼성SDI(6.0%), LG전자(5.0%) 등 주요 상장 IT기업들도 매출액의 5∼7%를 연구개발에 쏟았다. 코스닥 벤처들의 연구ㆍ개발비 지출은 그나마 일부 기업에 편중됐을 뿐, 삼성전자보다 연구ㆍ개발비 비율이 높은 회사는 22개사에 불과했다. 연구ㆍ개발비 절대 규모는 물론 매출액 대비 연구ㆍ개발비마저 대형 IT 상장기업에 미치지 못한다는 것은 벤처기업이 생존 수단인 성장성 동력에 대한 투자를 소홀히하고 있다는 의미다. 현재 중소기업청의 벤처기업 지정 요건은 벤처캐피털이 투자한 경우를 제외하면▲기업부설 연구소 인증서를 갖추고 직전 4개 분기의 총매출액 대비 연구개발비가일정 비율을 넘거나 ▲신기술을 개발한 기업이어야 한다는 점 등으로 연구ㆍ개발과신기술을 강조하고 있다. 더구나 조사대상이 벤처기업 중 시총 상위 100위이어서 전체 벤처기업으로 넓혀보면 R&D 투자는 더욱 악화될 것으로 관측된다. 이런 가운데 정부가 벤처육성을 목표로 하는 정책을 마련하고 있어 지난 2000년의 벤처 '버블' 재현을 피하려면 벤처의 본질에 충실한 기업에만 정책이 미칠 수 있도록 세심한 신경을 써야 한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코스닥등록 한 벤처기업 관계자는 "주변에서 벤처의 본업인 연구ㆍ개발보다 돈놀이에 몰두하고 있는 경우를 종종 보게된다"며 "무리한 벤처붐을 다시 조성할 경우결국 보증제공 등으로 국민과 금융권, 투자자 등에 미칠 후유증이 과거보다 더 클것"이라고 우려했다. 코스닥증권시장 관계자는 "과거 벤처 붐 조성 때와 달리 눈높이를 높여할 필요가 있고 벤처의 머니 게임이 기본적으로 성장성 부재에서 비롯된 사례가 많았다"면서 "성장성 지속 여부를 가늠해볼 수 있는 잣대는 연구ㆍ개발 투자와 환경"이라고말했다. (서울=연합뉴스) 황정우.김종수.최윤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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