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흩너지는 행시 17회

김영주 장관·박병원 前차관등 참여정부들어 핵심보직 독차지<br>임기말 다가오면서 '제 갈길'로


참여정부 들어 경제부처 요직을 장악해 막강 파워를 과시했던 행정고시 17회가 임기 말이 코앞으로 다가오면서 각기 다른 길을 밟고 있어 눈길을 끈다. 일부 인사는 현정권하에서 장관직 두 개를 보유하는 기록을 세웠다. 공직에서 은퇴해 민간기업 CEO의 길로 접어든 사람도 있고 장관 자리에 오르지 못한 채 야인으로 내려앉은 경우도 적지않다. 행시 17회는 한때 행정부처 차관급 직위 100개 중 13개 이상을 장악하는 등 주식회사 한국호의 키를 쥐고 있다는 평을 들었을 정도다. 관운이 가장 많이 따른 인물로는 김영주 산업자원부 장관과 임상규 농림부 장관 내정자를 꼽을 수 있다. 김 장관은 장관급인 국무조정실장을 거친 후 산자부 장관을 맡고 있다. 임 장관 내정자 역시 과학기술혁신본부장에서 국무조정실장을 거쳐 임기 말에 농업정책의 수장에 오르게 됐다. 눈길을 끄는 것은 김 장관이나 임 내정자가 참여정부 후반에 와서야 빛을 발했다는 점. 여러 차례 장관 하마평에 올랐으나 번번이 낙마(?)하다가 막판에 연거푸 장관직을 맡게 됐다. 17회 중 김용민 전 재정경제부 세제실장도 관운이 따른 인물이다. 종합부동산세 도입에 공을 세운 그는 세제실장에서 조달청장으로 자리를 옮긴 뒤 최근에는 청와대 경제보좌관으로 노무현 대통령을 측근에서 보좌하고 있다. 장병완 기획예산처 장관도 17회로 차관에서 한 단계 승진했다. 공직에서 은퇴해 CEO로 옷을 갈아입은 경우도 있다. 박병원 전 재경부 제1차관과 김종갑 전 산자부 제1차관이 그 예. 박 전 차관은 우리금융지주 회장으로, 김 전 차관은 하이닉스 사장으로 현재 왕성한 활동을 하고 있다. 박 전 차관은 우리금융 민영화, 김 전 차관은 하이닉스 이천공장 구리공정 전환 허용 등 굵직한 현안을 잘 해결해나가고 있다는 평을 듣고 있다. 막강 파워 17회지만 장관과는 거리가 먼 인사도 적지않다. 진동수 전 재경부 제2차관은 공직에서 물러나 현재 금융연구원에서 일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17회인 오갑원씨는 통계청장을 끝으로 현재 인천 국제도시개발 등의 자문을 맡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성윤갑 관세청장도 장관 후보로 여러 차례 하마평에 올랐으나 지금까지 차관급에 머물러 있는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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