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신속한 결정/김무 아남반도체기술 사장(로터리)

세계는 지금 그 어느 때보다 빨리 변하고 있다. 우리가 그동안 접했던 제품의 기능과 고유한 이미지는 수개월 주기로 바뀌고 있다. 변화무쌍한 소비자의 욕구는 제품의 라이프 사이클을 점점 더 단축시키고 있다. 이에 맞춰 초단위관리를 하는 기업들도 늘어나고 있다. 보다 빠른 판단과 결정을 통한 대응이 요구되고 있는 요즘이다.그러면 우리는 이같은 변화에 신속히 대응하고 있는가. 최근의 불황속에서도 그나마 성장을 이루고 있는 벤처기업을 예로 들어보자. 벤처기업들은 실무자에서 중간관리자, 그리고 최종결재권자로 이어지는 의사결정과정이 매우 짧고 그 결정도 신속하다. 따라서 이들은 거대공룡기업에 비해 변화에 따른 이득을 더 많이 얻고 있으며 이것이 성장요인의 핵심이 되고 있다. 기업의 경쟁력은 변화에 얼마나 신속히 대응하느냐에 달려 있다. 규모가 작은 벤처기업들뿐만 아니라 대기업들도 업무체제와 결재절차를 단순화해 변화에 대한 경쟁력을 확보해야 한다. 사내 소창업제도를 도입해 책임과 권한을 이양하는 것도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는 한 방편이 될 것이다. 관공서 또한 이런 변화의 소용돌이에서 예외가 될 수는 없다. 공장건설 인허가 제도를 비롯 각종 제도를 간소화해 기업경쟁력강화를 지원하는 것이 곧 공무의 경쟁력으로 이어질 수 있다. 최근 몇년간 경제가 호황을 누려 호평받고 있는 빌 클린턴 미대통령이 스캔들속에서도 인기를 잃지 않고 있는 것은 그의 국가경영성적표가 좋기 때문이다. 클린턴은 작년 11월 백악관 비서실장에 기업인 출신인 어스킨 보울스를 임명했다. 보울스는 백악관업무에 기업의 경영방식을 도입해 회의·보고체계를 단순하게 했으며 책임경영을 추진, 야당인 공화당으로부터도 좋은 평가를 얻고 있다. 백악관의 변화가 미국경제성장의 한 동인이 되고 있다고 하면 지나친 판단일까. 지구촌은 지금 걷잡을 수 없이 빠른 속도로 변하고 있다. 그 변화는 기업은 말할것도 없고 개인, 국가에도 대응을 요구하고 있다. 신속한 판단과 결정, 바로 이것이 경쟁력의 밑거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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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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