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벙커인 줄 몰랐는데"… 존슨 '악몽의 18번홀'

불운의 희생자가 우승자만큼이나 화제가 되는 경우가 있다. 16일(한국시간) 끝난 미국프로골프 PGA챔피언십의 더스틴 존슨(26ㆍ미국)도 팬들 사이에 ‘메이저 악몽’의 주인공으로 회자되게 됐다.


PGA투어 통산 3승을 거둔 존슨은 대회 최종 라운드 17번홀까지도 1타 차 단독 선두였다. 부풀어 가던 생애 첫 메이저대회 우승의 꿈을 앗아간 건 휘슬링스트레이츠 코스의 숨어 있는 벙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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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18번홀(파4)에서 날린 티샷은 페어웨이 오른쪽 러프 지역에 떨어졌고 존슨은 무심코 두번째 샷을 했다. 맨 마지막 챔피언 조에서 경기를 치른 그는 파 퍼트를 놓치면서 먼저 정규 라운드를 끝낸 마르틴 카이머, 버바 왓슨(이상 합계 11언더파)과 공동 선두가 됐지만 연장전에서 우승을 노릴 수 있었던 상황이었다. 그러나 세컨드 샷 과정에서 2벌타 판정을 받으면서 졸지에 3타를 까먹고 공동 5위(9언더파)로 밀려나고 말았다. 볼이 놓인 곳이 벙커 안이었음이 드러난 것. 아무 의심 없이 클럽헤드를 볼 뒤에 내려놓고 샷을 했던 그는 벙커(또는 워터해저드 구역) 내에서 클럽을 지면에 댔기 때문에 룰에 따라 2벌타를 받아야 했다.

휘슬링스트레이츠 코스에는 1,000개가 넘는 크고 작은 벙커가 있는데 러프 지역은 형체를 분간하기 힘든 벙커들이 조밀하게 조성돼 달 표면처럼 보일 정도다. 이 때문에 대회 주최 측은 ‘코스 내에 있는 모든 벙커는 정리가 돼 있든 안 돼 있든 벙커로 간주된다’는 내용의 로컬 룰을 공지했고 이를 클럽하우스와 라커 곳곳에 붙여두기도 했다.

동갑내기 카이머와 희비가 엇갈린 존슨은 “벙커라고는 전혀 생각하지 않았다. 관중이 밟아 잔디가 없어진 맨땅이나 모래로 착각했다”면서 “규칙이 쓰여진 게시물을 꼼꼼하게 봤어야 했다”며 땅을 쳤다.


박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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