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정난 인천시 '토지리턴제'에 발등 찍히나

인천시가 3년전 채무감축을 위해 매각한 송도국제도시 내 부지를 다시 사들여야 하는 처지에 놓여 전전긍긍하고 있다. 일정 기간 매각한 후 매입자가 원하면 원금과 그동안의 이자를 되돌려 주는 토지리턴제 방식으로 매각했지만, 재정여건이 최악이어서 되살 형편이 못돼서다.

9일 인천시에 따르면 지난 2012년 9월 교보증권 컨소시엄에 송도 6·8공구 3개 필지 34만여㎡를 토지리턴제 방식으로 8,520억원에 매각했다. 토지리턴제는 토지 매입자가 원하면 일정 기간이 지난 뒤 매도자가 원금과 이자를 되돌려주는 방식의 매매 방식이다. 매수자는 거액의 토지를 매입하는 데 위험 부담을 줄일 수 있고 매도자는 토지를 쉽게 매각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토지리턴권 행사일이 임박해지면서 인천시가 바짝 긴장하고 있다. 교보컨소시엄이 토지리턴권을 행사하면 시는 땅을 되돌려받는 대신 원금과 이자를 합쳐 9,560억원을 지급해야 한다.



하지만 재정난을 겪고 있는 인천시로서는 약 1조원에 이르는 환매액을 감당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인천시는 최근 부산시 등과 함께 전국 처음으로 재정위기 지자체로 지정됐다. 지난 해 열린 아시안게임 개최를 위해 경기장을 우후죽순 신설한 탓에 부채가 급격히 늘었기 때문에 재정여건이 열악한 상황이다.

이에 따라 인천시는 교보측에 토지리턴권 행사일을 지난 7일에서 오는 19일로 연기를 요청했다.

또 송도 6·8공구 3개 필지 가운데 아파트 건설이 추진되는 A3 부지 12만여㎡에 대해서는 토지리턴권을 행사하지 않기로 의견접근을 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교보측이 부동산 경기나 사업성 등을 감안해 나머지 부지에 대한 토지리턴권을 행사하면 시는 여전히 6,000억원에 달하는 천문학적인 금액을 되돌려 줘야 할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