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中企대책 외면하는 정치권

"투자를 하는 곳이 전혀 없어요. 시장에서는 코스닥이 없어진다느니, 내년에는 벤처 대란이 온다느니 별의별 흉흉한 소문만 이어지고 밝은 소식은 하나도 없어요" 창업한지 2년이 채 안 되는 중소기업 M사 K사장의 하소연이다. 그는 최근 설비증설을 위해서 창업투자회사 등 기관들을 찾아 다녀 보았지만 어느 한 곳에서도 긍정적인 답변을 들은 적이 없다. 내년 코스닥 등록을 위해 준비해오던 사업일정을 증시나 자금시장의 환경으로 볼 때 전면 수정할 수밖에 없는 형편이다. K사장은 이런 형편에도 불구하고 현 정부나 각 당의 대선 후보들이 명확한 중소ㆍ벤처 정책에 대한 청사진을 제시하지 않는 점에 분통을 터뜨렸다. "정권을 잡는 것도 좋지만 죽기 일보직전인 중소 벤처기업에 대해서 처방이 있어야 하는 것 아닙니까. 그런데 어느 대선후보들도 중기대책에 대해 명확한 처방을 제시하지 못하고 정권말기의 현 정부도 중기정책을 다음 정권에 떠 넘기려고만 하고 있습니다" K사장의 지적처럼 현재의 중소기업의 경영환경은 최악이다. 중소기업 경영의 척도라고 할 수 있는 코스닥지수는 사상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을 뿐 아니라 투자도 오히려 뒷걸음질 치고 있다. 중소기업협동조합중앙회가 조사한 지난해 중소제조업체의 설비투자 규모는 99, 2000년 각각 75% ,35%의 높은 증가에서 1.8% 감소로 급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뿐만 아니라 자금난과 인력난은 더욱 심화됐다. 또 아직까지 집계되지는 않았지만 올해는 상황이 더욱 악화되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99년 벤처 붐을 일으킨 것은 정부를 포함한 정치권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근의 벤처 경영이 최악으로 치닫고 있는데도 정치권에서는 나몰라라는 식입니다" 중소기업은 기업 측면에서 볼 때 경제의 하부를 구성하는 요소다. 벤처 거품이 꺼지더라도 중소기업들은 계속 살아나가야 한다. 연말 대선을 앞둔 정치권은 이런 중소기업들에게 명확한 청사진을 제시해야 할 의무를 지고 있다는 점을 명심하고 고사위기의 중소기업들을 위한 참신한 비전을 내놓아야 할 것이다. 온종훈<성장기업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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