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새영화] 키드

[새영화] 키드 '어릴적 나'와의 만남‥인생 의미 되새겨 자식을 키우면서 가끔은 "나도 저때 저랬나?"하면서 자신의 어린 시절을 떠올릴때가 있다. 때로는 '10년후 나의 모습은 어떻게 변해있을까. 성공할까 아니면 실패해 애꿎은 소주만 까고 있을까'하는 상상도 해본다. 요즘도 가끔하지만 이런 생각을 많이 했을때는 취직도 안돼 안절부절 못하고 있던 20대. 자신의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과 사회에 대한 두려움에 온 듯했다. 우리는 인생을 살아가면서 가끔 어린 시절로 되돌아가 보고 싶은 꿈을 꾼다. 그리고 가끔은 미래의 나를 앞당겨 만나보고 싶다. 존 터틀타웁 감독의 '키드'는 그 꿈이 실현되는 세계를 관객의 눈 앞에 펼쳐보인다. 만약 중년이 된 당신이 여덟살 시절의 당신 자신을 만나게 되는 황당한 경험을 하게 된다면 그 소년은 중년의 당신을 보고 기뻐하며 반가워할까. 아니면 완전히 달라져 있는 당신의 모습에 실망할까. '키드'의 주인공 러스 듀리츠(브루스 윌리스)의 경우, 딱하게도 대답은 후자. 그렇다면 전자의 경우로 확 바꿔버리는 방법은 없는 것일까. '키드'는 '40살의 나'와 '8살의 나'의 만남이란 충격적인 설정을 통해 인생의 의미를 되돌아보게 만드는 휴먼극. 며칠 있으면 40살이 되는 러스 듀리츠는 유명인의 이미지를 관리해주는 이미지 컨설턴트로서 꽤 유명한 인물이다. 이혼한 뒤 혼자 사는 그에게 어느날 여덟살 난 꼬마가 불 쑥 나타난다. 놀랍게도 러스티(스펜서 브레슬린)란 이름의 그 꼬마는 바로 러스 자신이었다. 마흔살의 러스가 여덟살의 러스와 만난 것. 러스는 지긋지긋하게 지워버리고 싶었던 어린 시절의 기억을 되살려주는 개구장이 꼬마 러스티가 당혹스럽다. 러스티는 아내도 없고 강아지도 키우지 않는 32년 뒤의 자신이 실망스럽기만 하다. 러스티는 자신의 어린 시절 모습을 바라보는 것이 악몽이고, 여덟살 러스는 속물로 변해버린 자신의 미래가 악몽이다. 두 사람은 서로를 미워하고 싫어하면서 갈등하고 마찰을 빚는다. 그러면서 러스는 자신 앞에 나타난 꼬마가 자신에게 뭔가 깨우쳐주려는 목적을 갖고 있을 것이라 믿는다. 가슴 속에 침잠해있던 어린시절 동심이 세상을 살아가면서 변질되어버린 중년의 자신을 보면서 가족을 생각하게 된다. 그러던 어느날 러스티와 러스는 어느날 과거의 추억을 찾기 위한 여행을 떠난다. 이 영화는 희망적인 메시지를 담고 있다. 우리가 지금 몇 살이든 우리는 달라질 수 있는 결정을 내릴 수 있다는 메시지. 인생을 살아오면서 우리가 선택했던 과정을 인정할 필요가 있다는 메시지가 그것이다. 우리의 남은 인생의 방향을 다른 곳으로 돌릴 수 없다고 생각하는 것 만큼 불행한 것은 없다. 변화와 성장의 과정에는 끝이 있을 수 없다. 나이와 상관없이 언제나 변화시킬 수 있는 인생의 중심에 서 있다. 중요한 것은 그 변화를 스스로 만들 준비가 돼 있느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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