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IT

전자파·사생활 침해 논란은 넘어야할 벽


입는 IT 시대를 주도할 웨어러블 기기가 무작정 장밋빛 미래를 예고하지는 않는다. 시장에 안착하기 위해 넘어야 할 벽도 만만치 않다.


웨어러블 기기는 호기심을 유발하기에는 충분하지만 24시간 몸에 부착하고 다니는 문제가 있다. 장시간 착용에 따른 불쾌감과 신체적인 피로는 우선적으로 풀어야 할 과제다. 전자제품은 오래 쓰면 열이 발생하고 휴대폰은 장시간 통화하거나 게임을 오래 하면 금세 뜨끈뜨끈해진다. 열이 나는 기기가 얼굴이나 손목에 찰싹 닿아 있다는 것은 불쾌할 수밖에 없다. 또 항상 통신망에 연결돼 있기 때문에 전자파에 대한 안정성 역시 해결해야 할 숙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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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정보 유출과 사생활 침해 같은 사회적 문제도 고려해야 한다. 언제 어디서든 손쉽게 사진과 동영상을 촬영할 수 있어 몰래 카메라, 도청 등 사생활 침해를 호소하는 부작용이 늘면서 사회적 이슈로 부각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미국에서 최근 구글 글라스로 찍은 일반인의 체포 장면이 공개되면서 "사생활을 침해할 우려가 있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이와 관련, 미국과 영국 등 주요 국가 정부와 시민단체에서는 부작용을 최소화하기 위한 법안 마련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안전 문제도 빼놓을 수 없다. 최근 중국에서 아이폰 감전으로 사람이 사망해 논란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착용하는 스마트 기기는 감전으로 인한 사고 가능성이 클 수밖에 없다. 웨어러블 기기의 상용화를 위해서는 안전성 고려가 최우선적으로 검토돼야 하는 이유다. 아울러 착용성을 높이기 위한 경량화는 물론 인체공학적 디자인을 위한 '휘는 디스플레이' 등 여러 하드웨어적 발전도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사용시간이 짧은 배터리의 단점을 극복하는 문제도 해결과제다. 기기 특성상 작은 배터리로 긴 시간을 버텨야 하는 만큼 혁신적인 기술 개발이 필요하다. 구글 글라스의 배터리 지속 시간은 5시간 미만인 것으로 알려졌다.

높은 제품 가격도 풀어야 할 숙제다. 하반기 출시를 앞둔 구글 글라스의 가격을 250달러에서 600달러(약 28만~68만원)로 예상했지만 지난 6월 북미 소비자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테스트 행사에서는 개당 1,500달러(약 170만원)에 판매됐다. 나이키에서 출시된 미래형 신발 에어맥은 2011년 출시 당시 명품 자동차 벤츠S500보다 한참 비싼 5억6,000만원에 이베이에서 거래돼 논란을 일으킨 바 있다. IT 업계 관계자는 "무엇보다 비싼 가격 문제를 해결해야 웨어러블 기기 시장이 확대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현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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