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의 유가급등과 관련, 유류세 인하 요구가 커지고 있는 가운데 정부가 이에 따른 국민의 실질적인 부담이 얼마나 늘어나는지에 대한 종합적인 분석작업에 착수했다. 정부는 이번 분석을 바탕으로 재정경제부ㆍ산업자원부 등 범정부 차원의 종합적인 고유가대책을 마련할 방침이다.
29일 권오규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간부회의에서 최근 국제유가 상승에 대한 우려를 표명한 뒤 “달러 약세가 국내 유가에 미치는 영향과 자국 통화가치 변화의 효과, 물가상승을 감안한 실질적 부담 정도를 분석하라”고 지시했다.
이에 따라 재경부는 유가상승에 따른 국민부담 증가 부분, 달러화 약세와 국제유가의 상관관계, 원화가치 상승이 국내유가에 미치는 영향 등에 대한 분석작업을 벌이고 있다.
특히 유류세 등 정책적 수단도 분석에 포함될 예정이어서 정부의 기존 유류세 인하불가 방침이 변경될 가능성이 주목된다. 재경부의 한 관계자는 “유류세 부분도 정책적 수단 가운데 하나로 분석 대상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국제유가가 배럴당 90달러를 넘어서면서 국민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유류세를 인하해야 한다는 정치권ㆍ시민단체 등의 요구가 커지고 있지만 정부는 유류세를 인하할 경우 소비가 늘어 에너지 절감에 역효과를 낳고 국제수지 악화를 초래할 것이라는 점을 들어 반대해왔다. 여기에는 유류세가 23조원으로 전체 세수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큰 만큼 인하할 경우 자칫 세수부족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도 깔려 있다.
한편 권 부총리는 지난 17일 국회 재정경제위원회의 국정감사에서 “물가상승률을 감안한 에너지 상대가격은 25년 전 수준으로 에너지 수요국들이 에너지 값 상승에도 불구하고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