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中 노동력·대만 IT기술 결합땐 위협적"

■ 양안협력 강조 마잉주후보 대만총통 당선<br>대만 기술 급속이전 예상…중화경제권 확대 가속<br>중국인 대만 관광 늘면 우리 관광업계 타격 클듯



“마잉주 국민당 후보의 당선으로 대만의 정보기술(IT)이 중국으로 급속하게 이전됨으로써 중국 IT 산업의 경쟁력이 크게 강해지고 한국 기업으로서는 아주 위협적인 상황이 될 것입니다.” 대만 총통 선거 직후 삼성전자 대만법인의 최철 부장은 “대만의 에이서가 세계 노트북 메이커 2위에 오르고 아수스ㆍHTC 등이 브랜드 전략을 강화해 글로벌 대기업으로 성장하는 상황에서 대만과 중국이 IT 분야에서 융합된다면 한국 IT 산업에 위협적인 요인으로 부상할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은 지난 1997년 홍콩을 돌려받은 후 금융 분야에서 강국으로 성장했고 이번에 IT 부문에서 세계적인 기술력을 갖춘 대만과의 경제융합을 통해 이 분야에서도 세계를 제패할 기반을 마련하게 됐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대만은 중국이 지난 5년 동안 연간 10% 이상의 고도성장을 달성할 때 독립을 강조하며 양안 교류에 미흡했던 게 사실이다. 하지만 마 후보의 당선으로 양안 교류가 확대될 것이 분명해 중화 경제권의 내연적 심화 발전이 이뤄질 가능성이 커졌다. 마 당선인은 이번 선거에서 양안 경제협력을 통한 대만의 경제회생과 ‘633플랜(성장률 6%, 국민소득 3만달러, 실업률 3% 이하 달성)’ 등을 핵심 공약으로 제시하면서 경기침체에 불만을 느끼는 중산층ㆍ서민층 유권자들의 표심을 장악해 8년 만에 정권교체에 성공했다. 마 당선인은 특히 양안관계에 대해 ‘통일도, 독립도, 무력충돌도 하지 않겠다’는 3불(不) 원칙을 표방, 앞으로 독립ㆍ통일 논의 등 정치문제보다는 중국과의 경제교류에 주력할 것을 약속했다. 이에 따라 새 정부는 양안의 최대 현안인 직항(通航), 교역(通商), 서신왕래(通郵)의 3통(三通) 실현에 주력하며 경제협력을 대폭 확대할 전망이다. 마 당선인은 “중국ㆍ대만의 상호 인정을 합의한 92공식에 기초해 양안 협상을 재개할 것”이라며 “가장 절박한 양안 직항, 대만 금융기관의 대륙 투자 확대, 대륙 관광객의 대만 방문 개방 등부터 협상을 시작하겠다”고 말했다. 중국도 양안 간 경제협력에 적극적인 입장이다. 중국은 1970년대 개혁개방 정책을 시행하면서 ‘3통4류(三通四流)’ 정책을 제안, 양안 간 경제협력의 물꼬를 텄다. 1988년에는 ‘대만동포의 투자장려에 관한 규정’을 발표, 경제특구를 지정해 대만과의 교역을 국내무역으로 인정하고 대만기업의 경제특구 투자에 대해 조세부담 및 토지사용료를 낮춰주는 등 파격적인 특혜를 제공했다. 이에 따라 양안 간 교역이 탄력을 받아 1978년 5,000만달러에서 1993년에는 144억달러를 기록, 처음으로 100억달러대를 넘어섰고 2006년에는 1,078억달러로 1,000달러 고지에 올랐다. 하지만 대만 독립을 주장하는 천수이볜 정권의 소극적 양안 정책으로 지난 8년간 양안 간 교류 증대폭이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는 평가다. 하지만 중ㆍ대만 간 경제협력의 확대는 우리 기업들에 부담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분석된다. KOTRA 타이베이 무역관의 김신아 차장은 “IT 분야에서 양안의 경제 협력이 긴밀해짐으로써 대만기업이 중국을 활용하는 시너지 효과가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며 “이 분야에서 경쟁관계에 있는 한국과 대만의 경쟁이 심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관광ㆍ항공 분야에서도 양안관계 개선으로 인한 우리 기업들의 피해가 우려된다. 타이베이 주재 한국대표부의 한 관계자는 “중국인의 대만관광 제한이 완화될 경우 중국인의 대만관광이 증가되면서 상대적으로 한국에 대한 중국인의 관광수요가 현재보다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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