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원화 '나홀로 약세' 왜 이럴까?

위안화·엔화 초강세와 반대양상

원.달러 환율이 이번주 들어 급등세를 보이며 950원선을 넘보고 있다. 시장 참가자들은 위안.달러 환율 8위안선과 엔.달러 환율 110엔선이 위협받고있는 시점에서 원화가 나홀로 약세를 보이자 의외라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참가자들은 연초이후 원화의 독자적인 강세가 과도했던 탓에 원.달러 환율의 조정이 이뤄지고 있으나, 장기적 달러약세 흐름을 역행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하고있다. ◇환율 한때 한달만에 950원대 상승 16일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무려 10.40원 급등한 954.00원으로거래를 시작해 948원선으로 조정받았다. 이날 개장가는 지난주말 대비 20원 이상 급등한 수준으로, 장중가 기준으로 지난달 19일 이후 한달여만에 처음으로 950원대를 기록했다. 중국 위안화와 일본 엔화가 초강세를 보이고 있는 시점이라 원화의 나홀로 약세가 더욱 눈길을 끌고 있다. 위안화 기준환율은 전날 오전 7.9982위안으로 발표되며 지난해 7월 평가절상 이후 처음으로 8위안 아래로 떨어졌다. 엔.달러 환율은 지난달 중순 118엔선에서 꾸준히 내리막을 달리며 지난주말 110엔선 아래로 떨어졌다. 원화의 나홀로 약세 덕분에 원.엔 환율은 6일간 36원 급등하며 전날 넉달만에처음으로 100엔당 860원대로 상승했다. ◇외국인 원화자산 매도.당국 의지 한 몫 외환시장 관계자들은 최근 원화 약세는 역외세력의 손절매도에서 기인한다고 설명했다. 원.엔 환율이 2004년초 1천110원선에서 2년 이상 하락세를 지속하며 지난달 11일 8년반만에 최저수준인 805원선을 기록한 이후 오름세로 돌아서자 원화 과매수분을 정리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원.엔 환율 상승에 대비해 장기간 사모았던 원화 자산을 팔고 달러를 산 뒤 엔.달러 시장에서 다시 달러를 팔아 엔화를 사고 있다는 설명이다. 코스피 시장에서 외국인들은 지난달 25일 이후 이달 9일 하루를 제외하고는 줄곧 주식을 매도해 주식순매도 규모가 2조8천억원(약 29억달러)에 달하고 있다. 여기에 정부 여당에서 외국환평형기금 한도 확대를 통해 더이상 환율 하락을 용인하지 않을 뜻을 내비친 점도 역외세력의 포지션 정리를 촉발시켰다. ◇단기 조정 불가피..장기적으로는 하락세 복귀 외환시장 참가자들은 외국인 주식매도세가 지속되고 경상수지 적자도 이어질 경우 원화의 나홀로 약세가 계속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산업은행 이정하 과장은 "외국인들이 증시와 환율 양쪽에서 차익실현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며 "원.달러 환율이 950원선에 안착하면 970원대까지 상승할 수 있을것"이라고 예상했다. 우리선물 전성웅 연구원도 "원화가 그동안 강세 추세에서 강하게 이탈한 만큼다시 추세적으로 약세로 돌아서려면 외국인 주식매수세 전환 등 수급쪽 변화가 필요해 보인다"며 "기술적으로 960원까지는 바라볼 수 있을 것 같다"고 전망했다. 그러나 장기적으로는 달러약세 추세를 거스르지는 못할 것으로 분석했다. 원화 가치가 일정기간 조정을 거친 뒤 아시아 통화 강세 기류에 합류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미국 금리인상 종결 가능성과 중국 위안화 추가절상 가능성 등이 연중 내내 아시아 통화 강세를 유도할 요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삼성선물 전승지 연구원은 "원화가 그동안 과도하게 절상됐던 만큼 당분간 대외변수에 영향을 덜 받을 것 같다"며 "그러나 장기적으로는 엔.달러와 위안.달러 환율과 함께 아래쪽을 향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삼성선물은 엔.달러가 110엔 아래에서 하락세를 이어갈 경우 일시적으로나마 연내 원.달러 환율의 800원대 하락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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