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IT

달아오르는 게임 영토전쟁

엔씨·엠게임·위메이드 등 무협 소재 신작 잇따라 출시 중국시장 교두보 확보 총력전<br>짝퉁 이미지 벗은 中업체들도 자본력 앞세워 한국 공략 고삐



中 자본력 앞세워 한국에… 新 영토전쟁
달아오르는 게임 영토전쟁엔씨·엠게임·위메이드 등 무협 소재 신작 잇따라 출시중국시장 교두보 확보 총력전짝퉁 이미지 벗은 中업체들도 자본력 앞세워 한국 공략 고삐

이지성기자 engine@sed.co.kr
양철민기자 chopin@sed.co.kr



























글로벌 게임시장의 패권을 놓고 한국과 중국 업체들의 시장 쟁탈전이 달아오르고 있다. 국내 게임사들이 중국 시장 교두보 확보에 사활을 걸자 중국 게임업체들도 막강한 자본력을 앞세워 한국 시장 진출에 나서고 있다.

5일 게임 업계에 따르면 최근 넥슨에 인수된 엔씨소프트는 중국 시장 공략을 최우선 전략으로 정했다. 대표 작품은 이르면 내년 상반기 출시 예정인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블레이드앤소울'로 윤송이 엔씨소프트 부사장이 직접 중국 서비스 계약을 주도할 정도로 거는 기대가 크다. 중국 시장을 겨냥해 무협을 소재로 채택했고 지난 6월 국내 상용 서비스 이후 중국 이용자들의 호응이 높아 흥행을 자신하고 있다. 엔씨소프트는 지난 2ㆍ4분기 게임시장 침체의 직격탄을 맞으면서 적자를 기록해 위기감이 높아지고 있다. 특히 전체 매출 중 해외 매출의 비중이 33%에 달하기 때문에 중국 시장 공략을 통해 성장동력을 확보하는 게 절실한 상황이다.


국내 중견 게임업체들도 속속 중국 시장을 두드리고 있다. 엠게임과 위메이드는 각각 무협을 소재로 한 '열혈강호2'와 '천룡기'로 중국 시장 공략을 위한 채비를 마쳤다. 오는 10일 3차 비공개 서비스(CBT)에 돌입하는 열혈강호2는 지난해 '지스타' 게임전시회에 처음 공개된 후 중국업체들의 러브콜이 잇따르고 있다. 위메이드는 천룡기를 국내에 먼저 출시해 시장성을 검증 받은 뒤 중국 시장에 곧바로 선보여 중국에서 2조원 이상의 수익을 기록한 게임인 '미르의 전설2'의 영광을 되찾아올 계획이다. 누리텔레콤은 개발 기간만 3년이 걸린 대작 온라인 게임 '와일드버스터'를 올해 말께 중국에 제일 먼저 출시할 예정이다. 이재성 엔씨소프트 상무는 "게임의 성패를 중국 시장이 좌우할 정도로 중국 시장의 비중이 높아지면서 대부분의 국내 게임업체들이 중국을 염두에 두고 게임을 제작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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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업체들의 중국 진출에 맞서 중국 게임사들은 한국 시장 공략에 고삐를 죄고 있다. 정부의 게임산업 규제로 국내 게임시장이 주춤하는 틈을 타 조기에 시장에 안착하겠다는 전략이다. 중국 4위 게임업체 완미세계는 이미 넥슨ㆍ넷마블 등을 통해 '불멸 온라인' 등의 온라인게임을 서비스하고 있고 더나인도 총싸움게임(FPS) '파이어폴'을 연내에 출시하며 도전장을 내밀 예정이다. 상대적으로 경쟁력이 떨어지는 것으로 평가 받는 모바일 게임에서도 쿤룬의 '풍운삼국'이 국내 앱스토어 매출 5위권을 기록하며 만만치 않은 저력을 보여주고 있다.

한국 지사를 설립하거나 직접 지분 투자에 나서는 중국업체도 늘고 있다. 세계 최고 온라인 게임시장인 한국에서 성공하면 글로벌 무대에서도 승산이 있다는 판단 때문이다. 중국 1위 게임업체 텐센트는 지난해 10월 한국에 첫 해외지사를 세운 데 이어 500억원 규모의 벤처캐피털까지 설립했다. 올해 초에는 '카카오톡'을 운영하는 카카오에 720억원을 투자하며 막강한 자금력까지 과시했다. 2위 업체인 샨다는 2004년 엑토즈소프트, 2010년에는 아이덴티티게임즈를 인수하며 국내 게임시장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

한국과 중국 게임업체들이 저마다 시장 공략에 뛰어드는 것은 글로벌 경제위기로 게임시장이 침체기에 빠지면서 사실상 한국과 중국만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유럽 시장에서는 이미 블리자드ㆍEAㆍ소니 등 7개 게임업체가 실적 악화를 이유로 영국 현지 개발 스튜디오를 폐쇄했고 프랑스 유비소프트의 현지 개발 스튜디오는 10년째 적자를 기록 중이다. 특히 중국으로서는 한국의 '크로스파이어'와 '던전앤파이터'가 중국 온라인 게임시장에서 1위와 2위를 달리고 있다는 점도 적지 않은 부담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중국 시장은 현지 업체를 통해야 서비스가 가능한 판호제 때문에 현지 유통업체가 수익의 70%가량을 가져가는 불합리한 구조이지만 워낙 시장이 커서 놓칠 수가 없는 상황"이라며 "중국업체들 역시 과거의 '짝퉁' 이미지를 벗고 최근 들어 경쟁력 있는 신작 게임을 앞세워 한국시장 진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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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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