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을미년은 부동산 시장 자율경쟁의 원년이다. 규제의 마지막 대못으로 꼽히던 분양가상한제 폐지 등을 담은 이른바 '부동산 3법(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 폐지, 재건축 초과이익환수 3년 유예, 재건축 1인 3가구 허용)'이 우여곡절 끝에 국회의 문턱을 넘으면서 앞으로 부동산 시장은 수요와 공급의 원칙에 따라 흐름이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실수요자는 물론 투자자들도 확 바뀐 환경에 따른 '맞춤형 전략' 수립이 필요해졌다.
전문가들은 부동산 시장 전반에 걸쳐 영향을 끼치고 있는 제도들을 꼼꼼히 살핀 후 각각의 투자 목적에 따라 전략을 세워야 한다고 조언한다.
◇1순위 청약 1,000만 시대…특별공급·미분양 노려라=오는 3월부터 주택청약제도가 간소화되면서 분양 시장 활황과 겹쳐 '청약 대전'이 펼쳐질 것으로 보인다. 아파트 청약 1·2순위가 1순위로 단일화되고 수도권 거주자의 1순위 자격요건도 1년으로 절반 줄어들어 지난해 11월 말 기준 청약 1·2순위인 1,160만 5,973명이 모두 1순위가 된다.
청약 경쟁이 치열해진 만큼 내집 마련 전략도 변경이 필요하다. 일단 국가유공자와 철거주택 소유자·세입자, 비수도권 이주자, 다자녀세대, 신혼부부 등 특별공급 대상자인지 미리 살펴보는 것이 중요하다. 특별공급은 민영주택 물량의 3분의1에 달하지만 자격조건을 갖춘 대상자만 청약할 수 있어 경쟁률이 상대적으로 낮다.
청약통장이 필요 없는 미분양 단지를 노리는 방법도 있다. 원하는 동이나 층을 선택할 수 있으며 할인 혜택까지 받을 수 있어 '알짜 미분양' 단지를 고를 경우 오히려 1석2조의 효과를 거둘 수도 있다.
◇분양가 상한제 폐지…강남 재건축·공공택지 뜬다=지난해 가장 큰 부동산 이슈 중 하나였던 부동산 3법이 통과되면서 강남권 재건축 단지를 중심으로 일제히 기대감에 들뜬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 중 부동산 시장에 가장 큰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되는 제도는 민간택지의 분양가 상한제 폐지다. 오는 4월께 본격적인 시행에 돌입할 경우 그 이후 입주자 모집 승인을 신청하는 민간 택지 아파트는 자유롭게 분양가를 책정할 수 있게 된다.
양지영 리얼투데이 리서치실장은 "일반적인 단지들은 분양가 상한제가 폐지되더라도 가격을 많이 올리지 못하겠지만 강남권 재건축 단지들은 가격 상승 움직임이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이에 따라 현재 사업시행인가 단계인 서울 강남구 개포시영과 개포주공 1·2단지, 송파구 가락시영1·2단지 등의 몸값이 더욱 오를 것으로 전망된다.
분양가 상한제가 폐지되더라도 전매제한 6개월 규정은 그대로 유지되면서 핵심 지역 재건축·재개발 단지 이외의 일반 단지들은 오히려 피해를 볼 것이라는 예측도 있다. 이윤상 사주와부동산공인 대표는 "지난해 가을 분양한 반포 아크로리버파크 2차의 경우 전매제한 대상이 아니어서 213개 물량 중 50여개 넘게 매매됐지만 불과 3개월도 지나지 않은 시점인 현재는 매매가 전혀 안 되고 있다"며 "분양의 뜨거운 열기가 바로 전매로 이어지느냐, 안 이어지느냐는 굉장히 중요한 포인트"라고 밝혔다.
무주택 실수요자는 여전히 분양가 상한제가 적용돼 저렴한 공공택지 물량을 공략할 수도 있다. 특히 정부가 '9·1 부동산 대책'에서 대규모 신도시 공급을 중단한다고 밝히면서 수도권 공공택지 아파트에 대한 관심은 오히려 더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화성 동탄2신도시와 시흥 배곧신도시 등 올해 택지지구의 분양 예정 물량은 5만6,600여가구인 것으로 나타났다.
◇상가 투자 '상가권리금 법제화' 체크 필수=상가 투자자와 세입자는 모두 현재 국회에 계류 중인 상가권리금 법제화 상황을 살피는 것이 중요하다. 정부 안은 상가권리금을 인정하고 건물주가 바뀌더라도 5년간 세입자의 영업권을 보호하는 내용 등이 핵심이다. 다만 영업보장기간과 재건축시 권리금 보호 여부를 두고 여야가 이견을 보이고 있는 만큼 어떻게 결론 나는지 지켜보고 이에 맞게 투자 전략을 짜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