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기록으로본 98년 증시] 진기록 풍성 '깜짝장세' 잇달아

올해 증권시장은 천당과 지옥을 오락가락한 만큼이나 이전에 볼 수 없었던 각종 신기록들을 풍성하게 쏟아냈다. 특히 주식시장은 유통 및 발행시장 등 양쪽시장이 사상 최고, 최저기록을 양산해 투자자들로선 환호와 실망이 교차하는 가운데 항상 가슴을 졸여야 했다.◇주식 유통시장 ▲사상 최고 최저 지난 16일 증권, 건설주를 중심으로 거래가 폭주하면서 하루 거래량이 3억9,413만주로 사상 최고수준을 기록했으며, 거래대금도 3조3,015억원으로 역시 최고치를 경신했다. 주식거래부문의 연이은 기록속에 위탁수수료 수입의존도가 큰 증권사들도 덩달아 벌어진 입을 다물지 못했다. 수수료수입이 급증, 10년만에 호황을 누리고 있기 때문이다. 대우, 현대, 삼성, LG증권 등 대형 증권사는 하루 수수료 수입만 20~30억원에 달해 증시활황기였던 지난 89년이후 가장 호시절을 구가하는 중이다. 대형 증권사들은 내년 3월 결산시 순이익만 1,000~2,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또 12월 주가폭등을 이끌며 개인투자자들이 대거 주식시장에 가담한데 힘입어 주식투자 대기자금인 고객예탁금이 지난 15일 5조2,768억원으로 사상 최고치를 간단히 경신했다. 주가등락도 어느해보다 심해 지난 10일에는 주가상승폭이 41.09포인트에 달해 사상 두번째를 나타냈으며, 주가하락폭도 커 지난 3월5일에 37.08포인트나 급락한데 이어 지난 16일에는 33.89포인트나 떨어졌다. 특히 눈길을 끈 것은 조흥은행이 불과 1주일도 안돼 단일종목 하루거래량 사상 최대기록을 연달아 경신한 일이다. 조흥은행은 12월들어 합병설, 감자설 등으로 연일 투자자들의 관심을 집중시킨 가운데 거래가 폭증, 지난 16일 하루 거래량이 3,045만주로 최고치를 바꾸었다. 하지만 채 일주일도 안된 22일 무려 4,249만주나 거래돼 단일종목 하루거래량 최고치를 간단히 갈아버렸다. ▲연중 최고 최저 이같은 사상 최고기록 경신보다는 못하지만 연중, 최고와 최저기록을 살펴보면 올해 주식시장이 유난히 출렁거렸음을 분명히 알 수 있다. 종합주가지수의 경우 지난 6월16일 280포인트까지 밀려 투자자들을 한숨 짓게 했지만 10월이후 시장이 활기를 찾으면서 반등하기 시작, 마침내 지난 15일 579.86포인트로 연중 최고치를 나타냈다. 연중 최저와 최고지수의 차이가 거의 300포인트에 달한 셈이다. 또 거래량은 최저치 기록일인 지난 10월2일 3,566만주에 불과, 최고치였던 지난 16일 거래량(3억9,413만주)에 비해 10분의 1에도 미치지 못했다. 거래대금 역시 지난 5월11일 2,360억원(최저)에 그쳤으나 지난 16일에는 3조3,015억원(최고)에 달해 격차가 3조원이나 벌어졌다. 고객예탁금의 경우도 지난 10월2일 1조6,033억원까지 급감했으나 12월15일에는 5조2,768억원에 달하는 급증세로 돌아섰다. 또 상승종목과 상한가 최고기록은 외국인 매수세가 대거 유입된 지난 1월30일 세워졌다. 이날 상승종목수는 거의 전종목이 올라 867개에 달했고 이중 상한가 또한 792개나 됐다. 이에 비해 하락종목은 지난 4월3일의 768개가 최고기록이었고 하한가는 증권, 건설주 등으로 매물이 쏟아진 지난 16일의 319개였다. 하한가 기록은 이튿날인 17일에도 이어져 267개종목이 가격제한폭까지 곤두박질, 하한가 상위 3위의 달갑지 않은 기록을 세웠다. ◇주식 발행시장 발행시장은 IMF체제의 후유증으로 개점 휴업상태나 다름없었다. 다행히 10월이후 주식시장이 회복되면서 발행시장도 서서히 살아나고 있다. 하지만 올해 주식 발행시장은 좋은 기억보다는 나쁜 기록이 더 많았다. 기업공개의 경우 지난 3월초 제일기획이 상장된 이후 한참 뜸하다가 11월초 하이트론시스템사가 상장돼 겨우 2건에 불과했다. 지난 23일 직상장된 한국통신까지 포함하면 3건이지만 역대 가장 적은 수준이었다. 유상증자도 주식시장 침체로 인해 10월이전까지는 뜸했다. 그러나 시장이 활력을 찾기 시작한 10월부터는 5대그룹을 중심으로 증자물량이 급증, 유상증자 물량이 4조원에 달해 연말 주가상승의 최대걸림돌로 작용했다. ◇채권시장 채권시장은 질과 양면에서 획기적인 변화를 겪었다. 무엇보다 회사채 금리가 7%대의 사상 최저수준으로 떨어져 초저금리시대의 개막을 알렸다. 5대그룹 위주로 회사채 발행도 급증, 발행규모가 53조원을 넘어서는 사상 최고수준을 나타냈다. 하지만 IMF체제라는 고통속에 기업부도가 잇달아 회사채 지급보증을 섰던 보증보험, 은행, 증권사들은 부실채권으로 몸살을 앓아야 했다. 특히 보증보험사의 경우 대한보증과 한국보증 양사는 부도위기에 직면, 양사합병으로 겨우 살아나는 우여곡절을 겪었다. 【임석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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