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民신주류 黨재편 속도낼듯

4ㆍ24 국회의원 재ㆍ보궐 선거는 한나라당의 승리로 끝났다. 우선 지난 총선에서 민주당이 모두 이겼던 세 곳 중 두 곳에서 승리했다는 산술적 결과가 한나라당의 승리를 말해준다.더욱이 항상 야당이 고전했던 새 정부 출범 초기의 선거에서, 그것도 취약지역으로 여겼던 수도권에서 여당을 이겼다는 정치적 의미는 예사롭지 않다. 이는 노무현 정권의 개혁 드라이브가 아직은 대세를 잡지 못하고 있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경기 고양 덕양 갑에서 노 대통령의 대리인으로 불리는 개혁당 유시민 후보의 당선은 향후 정계개편의 향배와 관련해 시사하는 바가 크다. 노 대통령과 민주당의 신주류는 유 후보의 당선을 지렛대로 해 당 쇄신과 정치권 개편 작업을 본격화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선거 당선자 3명의 나이는 30, 40대다. 서울 양천 을에서는 30대 후보가 50대 후보를, 고양 덕양 갑에서는 40대가 60대를 눌렀다. `젊은 정치`에 대한 유권자의 바람이 확인된 결과인 동시에 내년 17대 총선에서 세대교체가 정치권의 주요 화두로 등장할 가능성을 암시한다고 볼 수 있다. 이제 시선은 개혁당과 함께 유 후보를 연합공천해 고양 덕양 갑 한 곳을 건지는 데 그친 민주당에 쏠릴 수밖에 없다. 그렇지 않아도 신ㆍ구주류의 갈등이 확산 일로를 치닫던 민주당이다. 양측은 선거 당일인 24일에도 고영구 국정원장 내정자의 임명문제를 두고 얼굴을 붉혔다. 때문에 선거패배를 둘러싼 책임론 공방은 불문가지다. 구주류는 공천을 주도한 신주류에 대한 공격을 강화하겠지만, 신주류는 유 후보의 당선에 큰 의미를 부여하면서 “더 이상 민주당 간판으로는 안 된다”는 논리로 당 재편을 밀어붙일 태세다. 당내 보수파와 개혁파의 대립으로 진통을 겪어온 한나라당은 일단 안정을 되찾으면서 본격적인 대표 경선 국면으로 진입할 것으로 보인다. 수도권의 개혁파 의원들은 보수파의 입김이 강한 당 구조가 여전히 불만이지만, 이번 선거를 공세의 빌미로 삼기는 어렵게 됐다. 그러나 민주당 내홍의 강도에 따라 한나라당도 개편의 영향권에 들어갈 가능성이 있다. 민주당의 분열에다 민주당 신주류 및 개혁당의 신당 창당추진 움직임이 가시화할 경우 한나라당의 일부 개혁파는 선택의 기로에 설 수도 있다. 선거 이후 보수파의 당내 입지가 더 단단해질 가능성과 대표 및 원내총무, 정책위의장 경선 과정의 마찰과 반목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점은 이 같은 관측의 무게를 더한다. 정치권이 서서히 변화의 소용돌이에 빠져들고 있다. <유성식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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