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은 초비상 속에도 곧장 당사자가 나서 "그런 의도는 전혀 없었다"고 일축했지만 일부 주장에 대해 인정하며 '실수'라고 해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 후보가 적잖은 타격을 입을 위기에 처했다.
안 원장 측 금태섭 변호사가 새누리당 대선기획단의 정준길 공보위원이 대선 불출마를 종용하며 협박했다는 내용은 크게 두 가지다. 안철수연구소 설립 초창기인 지난 1999년 산업은행으로부터 투자를 받으면서 산은 관계자에게 주식을 뇌물로 줬다는 것과 안 원장이 목동에 거주하는 음대 출신의 30대 여성과 최근까지 사귀었다는 의혹이다.
금 변호사는 "정 위원은 구체적 근거는 말하지 않은 채 '우리가 조사해 다 알고 있다. 이걸 터뜨릴 것이기에 (안 원장이) 대선에 나오면 죽는다'고 말하면서 '안 원장에게 사실을 전하고 불출마하라'고 여러 차례에 걸쳐 협박했다"고 주장했다. 금 변호사는 안 원장에게 사실 여부를 문의해 "한치의 의혹이 없다는 것을 확인했다"고 전했다.
안 원장 측의 전격적 폭로는 잠잠해지던 사정기관의 안 원장에 대한 사찰 논란까지 부추겼다.
이날 기자회견에 안 원장 측 강인철 변호사와 함께 참석한 송호창 민주통합당 의원은 "(사찰 논란 등에) 국정조사 실시 문제를 민주당 차원에서 논의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정 위원이 금 변호사와 개인적 친분관계를 강조하며 "주변에서 들은 얘기를 전달한 것뿐"이라며 "안 원장의 대선 불출마를 종용할 의도는 전혀 없었다"고 해명하고 있지만 일부 안 원장 측 주장을 인정해 여론은 박 후보에 불리하게 작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와 함께 연말 대선 구도가 안 원장과 박 후보의 양자 대결로 더욱 굳어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한편 금 변호사가 안 원장에 대한 네거티브 대응팀을 이끌고 있다는 점에서 이날 폭로로 안 원장 측이 최근 잇따라 제기된 비판과 의혹에 대해 정면돌파를 택하며 대선 출마를 가시화하고 있다는 관측이 힘을 얻게 됐다.
안 원장은 최근 포스코 사외이사 시절에 받은 스톡옵션(주식매수청구권)을 행사해 수억원의 차액을 남겨 비판의 도마에 올랐으며 1988년 사당동 재개발아파트 입주권 구입의 부적절성과 탈세 의혹 등이 제기된 바 있다. 안 원장 측은 포스코 스톡옵션 취득과 사당동 아파트 구입에 대해 "정상적으로 이뤄졌다"며 선을 그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