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매금융은 씨티, 기업금융은 체이스맨허튼에서 배운다.’
18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국내 주요 은행에서 근무하고 있는 외국계 금융권 출신 임직원을 조사한 결과, 소매금융 부문에는 씨티그룹 출신이, 기업금융 부문에는 체이스맨허튼 출신이 다수 포진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외환ㆍ제일 등 외국인 행장이 있는 은행은 물론 조흥ㆍ하나ㆍ한미은행에도 이들 외국계 금융권 출신이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씨티 출신 중 대표적인 인물은 하영구 한미은행장. 하 행장은 씨티그룹 한국투자금융 대표를 역임했다. 한미은행의 박진회 부행장과 강신원부행장도 각각 씨티은행 자금담당본부장과 소비자대표 및 세일즈 담당이사 출신이다.
각 은행의 PB센터에도 씨티 출신들이 다수 활동중이다. 조흥은행의 경우 처음 PB센터를 만들 당시부터 씨티은행 출신이 참여해 현재 부장급 직원을 포함해 씨티 출신 직원 4명이 근무 중이다.
체이스맨허튼 출신은 최동수 조흥은행장과 로버트 팰런 외환은행장이 대표적이다. 이들은 기업금융에 강점을 가진 체이스맨허튼의 노하우를 살려 최근 이뤄진 하이닉스반도체의 비메모리 부문 해외 매각에 적지 않은 역할을 했다는 후문이다.
특히 조흥은행과 외환은행에는 체이스맨허튼 출신 임원이 많아 눈길을 끈다. 조흥은행에는 김재유 여신담당 부행장과 박근생 투자금융부장 등이 체이스맨허튼에서 경험을 쌓았다. 외환은행의 김동진 부행장은 체이스맨허튼 서울지점 금융팀장 출신이며 이승연 상무 역시 체이스맨허튼 한국본부장을 역임했다.
이밖에 씨티와 체이스맨허튼 출신은 아니지만 최인준 외환은행 종합금융본부장은 홍콩BOA와 홍콩JP모건증권, HSBC증권 부 대표 등을 거쳤고 방효진 하나은행 투자은행사업본부장은 메릴린치ㆍ골드만삭스증권 등을 거친 금융통이다.
반면 국민ㆍ우리ㆍ신한 등 주요 은행은 아직 외국계 금융권 출신 임원이 한명도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은행업계의 한 관계자는 “외환위기 이후 국내 금융시장의 환경이 크게 변하면서 외국계 은행 임직원들이 국내 은행에 다수 영입 됐지만 아직 일부 은행에 그치고 있다”며 “은행들이 점차 선진국형 금융시스템과 조직 문화를 지향해 가고 있는 만큼 해외 금융계 출신 인사들의 영입 작업이 더욱 활발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