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외국인 5,000억 이상 '사자'


G20 재무장관회의에서 ‘환율전쟁 자제’에 합의하자 국내 증시가 연중 최고가 경신이라는 축포로 화답했다. 한동안 매수세 둔화 우려를 낳기도 했던 외국인들은 G20 회의 이후 첫 거래일에서 5,000억원 이상을 쓸어담으며 ‘바이코리아’를 강화하는 모습이다. 전문가들은 미국과 중국, 선진국과 이머징마켓간 전쟁이라는 파국을 피하고 국내 환율 시장의 변동성을 줄였다는 점에서 글로벌 유동성의 국내 유입을 촉진할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하지만 일부에서는 이번 합의가 제대로 지켜지지 않을 경우 국내 증시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을 것이라며 신중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코스피지수는 25일 G20 재무장관 회담의 합의 내용이 전해지면서 장 초반부터 강세를 보인 끝에 전날보다 18.41포인트(0.97%) 오른 1,915.72로 마감되면서 연중 최고가를 다시 썼다. 한동안 주춤하는 모습을 보였던 외국인들은 지난 22일 5,588억원을 순매수한데 이어 이날도 5,018억원 어치를 사들이며 ‘매수 둔화’에 대한 우려를 잠재웠다. 국내 증시의 상승은 G20 재무장관회의에서 ‘환율전쟁 자제’라는 합의 도출에 성공한 데 대한 ‘축포’의 의미를 갖는다. 국내 증시는 지난 6일 1,900선을 돌파한 후 외국인의 ‘사자’ 규모 축소와 원ㆍ달러 환율 반등 가능성으로 인한 유동성 이탈 우려 등으로 한때 1,850선까지 떨어지는 등 등락을 거듭했다. 특히 국내 증시의 결정적 변수인 외국인들의 매수 강도 둔화는 국내 증시를 압박하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하지만 G20 재무장관 회의의 합의는 환율 안정과 이에 따른 국내 증시를 포함한 이머징마켓으로의 글로벌 유동성 공급이 계속될 것이라는 기대감을 낳았다. 실제로 이날 중국, 대만, 인도 등 아시아 증시는 일제히 1%가 넘는 강세를 보였다. 전문가들은 이번 합의가 제대로 지켜진다면 국내 증시도 안정적으로 오름세를 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강현철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그동안 국내 증시에 영향을 줬던 것은 환율의 급격한 변동에 따른 유동성 이탈 가능성”이라며 “이번 회의 결과로 환율이 안정되고 변동성이 줄게 되면 우리나라와 같이 기업 실적이 좋은 국가에 대해 외국인 매수세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재만 동양종합금융증권 연구원도 “G20 재무장관회의에서 ‘경쟁적인 통화절하를 자제하기로 한다’는 문구는 환시장에 대한 직접적인 개입이 어려울 것이라는 것을 의미하며 이는 달러 약세를 용인하는 형태가 될 가능성이 높다”며 “이렇게 된다면 이머징마켓은 상대적으로 높은 금리, 빠른 경제성장, 안정적인 재무건전성을 유지하고 있어 외국인의 자금 유입에 긍정적인 역할을 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하지만 이번 합의에도 불구하고 시장의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특히 미국이 다음주로 예정된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의 결과에 따라 환율 전쟁이 다시 한번 일어날 가능성도 있기 때문이다. 김세중 신영증권 연구원은 “지금 시장은 중국이 점진적인 위안화 강세를 수용했다는 점만 바라보고 있지만 미국이 다르게 행보를 가질 경우 시장이 흔들릴 수도 있다”며 “단기적으로 보면 다음주 초까지 증시 변동성이 커질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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