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윤철 전 감사원장의 딸이 외교통상부의 6급 특채시험에 합격하는 과정에서 외교부가 절차를 어기고 임의로 면접위원을 정한 것으로 확인됐다. 또 유명환 전 외교부 장관의 딸은 올해에 이어 지난 2006년에도 영어시험 성적표를 늦게 제출했지만 무사 통과한 것으로 드러나는 등 외교부 특채에서 외교관과 고위공무원 자녀 등 10명이 노골적인 특혜를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행안부는 1일 외교부 특별 인사감사 결과, 외교관 자녀의 특채 과정에서 절차상 문제가 발견돼 외교부와 협의를 거쳐 인사 담당자와 부적절하게 채용된 외교관 자녀에 대한 인사 조치를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행안부는 유명환 전 외교장관의 딸 등 외교부에 특채된 전ㆍ현직 외교관 자녀 8명과 정치권 등에서 추가로 의혹이 제기된 전윤철 전 감사원장 등 고위공무원과 외교관 자녀 9명 등 17명에 대한 인사 감사를 벌여 이날 결과를 발표했다.
감사 결과 이들은 특채 과정에서 외교부의 노골적인 특혜를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전 전 원장의 딸은 지난 6월 프랑스어 능통자 전문인력 6급 특채시험에 혼자 합격하는 과정에서 외교부가 면접위원을 위촉할 때 내부결재 등 절차를 거치지 않고 임의로 면접위원을 정했다.
면접 때 심사위원 5명 중 외부 감사위원 3명과 내부 감사위원 한 명은 전씨에게 경쟁자보다 더 많은 점수를 줬고 내부 감사위원 한 명은 동점을 준 것으로 알려졌다.
유명환 전 장관의 딸은 올해에 이어 2006년에도 영어시험 성적표를 늦게 제출했지만 무사 통과했다.
2006년 5급 특채에서는 전직 대사의 딸인 홍모씨가 탈락하자 합격자를 6급으로 발령 내고 다시 홍씨를 5급 공무원으로 선발하기도 했다. 이듬해에는 홍씨의 남편도 같은 과정을 거쳐 5급으로 특채됐다.
고위 외교관 친구의 딸 박모씨는 2006년 특채에서 영어성적을 내지 않았지만 선발됐다.
특채나 공채로 선발된 외교관 자녀는 미국과 일본 등 선호하는 지역에 집중적으로 배치됐고 일부는 로스쿨에도 다니는 등 각종 특혜를 누렸다.
외교관은 선호지역과 기피지역 공관을 순환하지만 외교부 출신의 아버지를 둔 외교관은 8명 중 무려 6명이 주미대사관과 주일대사관, 주유엔대표부 등 선호지역 공관에 근무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또 본부에 근무하는 외교관 자녀 16명 중 3명은 북미국에 근무하는 등 순환근무제 원칙을 피했다.
전직 외교관 아들인 손모씨는 2003년 내부 규정을 어기고 휴가를 내 미국의 로스쿨에 다녔고 전직 외교관 딸 강모씨는 1999년 유학을 다녀왔으나 4년 만인 2003년 다시 정부 지원으로 연수를 떠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