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크 로게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장이 올림픽 개최지 선정방식을 바꾸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로게 위원장은 8일(한국시간) 과테말라시티에서 제119차 IOC 총회를 마친 뒤 “현행 방식에는 장단점이 있으며 올림픽 개최지 선정방식 변경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과거 IOC는 위원들이 모든 후보도시를 방문해 둘러본 뒤 개최지 투표에 나섰으나 지난 99년 ‘솔트레이크시티 스캔들’이 터지고 난 뒤 현재 방식으로 바꿨다. 당시 미국 솔트레이크시티가 2002년 동계올림픽을 유치하는 과정에서 거액의 로비자금을 살포한 사실이 드러나 엄청난 파문이 일었다. 사태 해결에 나선 IOC는 6명의 IOC 위원을 영구 제명하고 9명에게 경고하는 등 초강경 조치를 취한 뒤 IOC 위원들의 후보도시 방문을 전면 금지했다.
이후 IOC는 직접방문 현지실사평가단을 구성해 후보도시에 관한 보고서를 작성한 뒤 IOC 총회 개최지 투표에 앞서 보고하는 현행 방식을 취하고 있다.
하지만 평가 보고서가 실제 투표에는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는 점이 문제로 지적된다. 이번 2014년 동계올림픽 유치경쟁에서도 보고서에서 꼴찌로 평가됐던 러시아 소치가 개최지로 뽑히면서 현지실사 및 프레젠테이션 무용론까지 나오고 있다. 또 소치가 유치과정에서 4,000만달러 이상의 거액을 로비에 사용했다는 의혹도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다.
이번 개최지 투표를 앞두고 주요 외신 대부분은 평창의 승리를 예상했지만 결과적으로 기반시설이 전무한 소치로 결정되자 로게 위원장이 개최지 선정방식 재검토를 밝힌 것으로 관측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