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의 생각 담은 231개 키워드
■ 롤랑 바르트가 쓴 롤랑 바르트(롤랑바르트 지음, 동녁 펴냄)=기호학자이자 신비평 이론의 기수로 평가되는 롤랑 바르트의 자전 에세이. 그가 사망 5년전인 1975년 60세의 나이에 출간된 이 책은 231개의 키워드에 자신의 생각들을 담았다. 50여장의 사진과 파편적인 기억 혹은 단상으로 서문에 갈음하는 이 책은, 한 주제에 짧으면 반 페이지, 길어야 2페이지 를 넘지 않는 분량으로 진행된다. 능동적ㆍ반응적, 안락, 오만, 아토피아 등 추상적인 주제에서 폐병, 편두통 등 저자의 사적인 영역까지 자신의 삶을 돌아보는 여정이다. 1만5,000원.
피천득 '인연' 등 수필 63편
■ 마음을 다독이는 한국의 명수필(피천득 외 지음, 을유문화사 펴냄)= 한국문학의 근현대를 아우르는 수필 63편 선집. 누구나 잘 알고 있을 '인연'의 피천득을 비롯해 나도향, 이어령, 이상, 정비석, 이효석, 이태준, 계용묵 등을 한 권으로 읽을 수 있다. 수록 작품인 피천득의 '수필'의 한토막. "수필은 흥미를 주지만 읽는 사람을 흥분시키지 아니한다. 수필은 마음의 산책이다. 그 속에는 인생의 향취와 여운이 숨어 있다."1만2,000원.
글로벌 전염병 해결방안 모색
■ 바이러스 폭풍(네이선 울프 지음, 김영사 펴냄)= 1918년 인플루엔자 때 전세계 인구의 3%인 5,000만명이 숨져 치사율 20%을 기록했다. 하지만 2004년 첫 사망자가 나온 조류독감(H5N1)의 치사율은 60%에 달한다. 스탠퍼드 교수이자 '글로벌 바이러스 예보' 창립자인 저자는 전세계적인 전염병 유행을 일컫는 '판데믹(Pandemic)'을 경고하고, 해결방안을 모색한다. 이를 위해 무엇보다 미개척분야인 병원균에 주목한다. 1만5,000원.
임종 석달전에 끝낸 네루다 시집
■ 질문의 책(파블로 네루다 지음, 문학동네 펴냄)= 칠레에서 가장 사랑 받는 정치가이자 시인으로 꼽히는 파블로 네루다의 유고시집. 칠레 정부에서 전세계 네루다 전문가 100인에게 준'네루다 메달'을 받은 바 있는 정현종 시인이 번역했다. 불과 저자 임종 3개월 전에 마무리된 이 시집은, 일체 제목 없이 74편이 숫자로만 분류돼 있다. 간결하고 평이하게 보이는 언어 속에 사유가 깊어지고, 모든 문장은 물음표로 끝난다. 1만원.
유신시대 경제성장 실체 분석
■ 유신을 말하다(이만열 외 지음, 나름북스 펴냄)= 최근 취임한 박근혜 18대 대통령을 보며 많은 사람들이 박정희 전 대통령과 유신시대를 떠올린다. 이 책은 유신과 대결하고 극복하기 위해 찬반이 엇갈리는 박 전 대통령에 대한 향수와 경제성장의 실체, 재벌ㆍ중화학공업화ㆍ새마을운동 등 여전히 이 사회에 남아있는 유신체제의 흔적을 하나씩 뜯어본다. 이만열 전 친일인명사전편찬위원장을 비롯해 이승원(정치학)ㆍ한길석(철학), 김창근(경제학), 김영미(사학), 이준식(사회학), 오동석(법학), 배성인(정치학) 등 8명의 교수가 각각 자신의 전문분야를 분석한다. 1만6,000원.
바흐·몽테뉴 등 17세기 지성인 소개
■ 바로크와 '나'의 탄생(윤혜준 지음, 문학동네 펴냄)= 문학동네와 연세대 인문학연구원이 펴내는 새 인문교양총서 '위대한 순간'의 첫 권. 이 책의 배경은 근대적 주체인 '나'이자 종교개혁이 만들어낸 '홀로 선 나'가 탄생한 바로크시대다. 여기에 셰익스피어 비극의 주인공 햄릿을 주인공 삼아, 몬테베르디ㆍ바흐ㆍ렘브란트ㆍ데카르트ㆍ몽테뉴 등 17세기 대표적인 문화ㆍ지성인들을 소개한다. 시리즈 2ㆍ3권인 '장자, 순간 속 영원' '철학의 모비딕'도 함께 출간됐다. 각 1만2,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