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플레이션의 선행지표 격인 원재료 및 중간재 물가가 국제유가 및 곡물 가격 급등으로 8년여 만에 최고치로 치솟았다. 이에 앞서 소비자물가는 물론 생산자물가ㆍ수입물가 등 최근 들어 각종 물가지표가 기록적인 상승세를 보이고 있어 통화 당국의 물가 관리에 비상이 걸렸다. 18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1월 가공단계별 물가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원재료 및 중간재물가는 지난 10월에 비해 2.8% 상승해 지난 1999년 10월(2.9%)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또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서는 12.0% 급등했다. 이는 2004년 11월(12.9%) 이후 3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원재료 및 중간재 물가상승률(전년 동기 대비)은 7월 1.9%에서 8월 1.0%로 낮아졌으나 9월부터 본격적인 오름세로 전환하면서 9월 4.7%, 10월 7.8%, 11월 12.0%로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다. 전월 대비로도 10개월 연속 상승 중이다. 가공 단계별로 보면 원재료물가는 지난해 같은 달에 비해 무려 31.0% 폭등했다. 특히 농산식품 수입품의 물가가 41.1%, 원유 등 연료광물의 수입품 물가가 40.7% 뛰었다. 중간재물가도 석유 및 화학제품을 중심으로 상승세를 지속하며 지난해 동월에 비해 7.2%나 높아졌다. 원재료 및 중간재물가는 시차를 두고 소비자물가에 반영되기 때문에 지난달 3.5%까지 급등한 소비자물가가 연초에도 크게 오를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전망이다. 한은의 한 관계자는 “국제원유 및 곡물 가격 상승으로 원재료가 큰 폭의 오름세를 보인데다 중간재 역시 유가 상승 및 주요국의 공급 차질로 석유제품ㆍ화학제품을 중심으로 크게 상승했다”며 “유가 동향이 관건이지만 당분간은 높은 물가상승세가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국제유가는 두바이유 기준으로 8월 평균 배럴당 67.4달러에에서 지난달 86.8달러로 치솟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