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피플

안중근 의사 이토 히로부미 저격, 범죄 아냐

'일본의 양심' 나카쓰카 교수

日 정부 역사 인식 비판

"조선통감부 초대 총감인 이토 히로부미는 당시 동학군 학살작전에 최고결정권자로 깊숙이 개입한 인물로 안중근 의사의 저격은 범죄가 아닙니다. 일본이 자신의 잘못한 과거를 제대로 연구하고 밝혀낸다면 한국·중국·일본 사이의 역사갈등은 단번에 해결되리라 봅니다."

일본의 침략사를 파헤친 지한파이자 대표적인 '일본의 양심'으로 불리는 나카쓰카 아키라(中塚明·85·사진) 나라(奈良)여대 명예교수는 28일 점점 우경화하는 일본 정부의 역사인식을 비판하며 이같이 말했다. 나카쓰카 교수는 3·1절을 기념해 의암손병희선생기념사업회가 마련한 기념강연을 위해 방한했다.


그는 "일본 정부의 역사인식은 전세계 어디에서도 지지를 얻지 못하고 있다"며 "하지만 일본의 언론 풍토에서 양심적인 목소리를 기대하기는 더더욱 어렵다"고 일본 내 뿌리 깊은 우경화 경향을 지적했다.

그는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일본 관방장관이 중국 하얼빈에 안중근 의사 기념관이 들어선 것을 두고 "안중근은 범죄자"라는 망언을 한 것도 비판했다. 일본이 제국주의로 들어선 19세기 후반을 '영광의 시대'로 포장하면서 이토 히로부미까지 '평화적인 인물'로 미화한다는 것이다.


그는 "이토는 군부와는 다르게 평화적이었다는 이미지가 있다"며 "진보적 지식인도 조선 침략, 그에 앞선 동학농민군과 의병 학살에 눈을 감고 있어 일본인은 한국인이 역사 문제를 왜 제기하는지조차 이해하지 못한다"고 개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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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이런 역사 왜곡을 바로잡으려고 민간 교류에 앞장서고 있다. 매년 우리나라의 동학농민운동 격전지를 방문하고 있고 지난해에는 전남도립도서관에 자신이 소장한 자료를 기증했다.

그는 "3·1운동은 동아시아, 더 나아가 세계 민족운동의 기폭제가 된 운동이었다"며 "동학농민운동과 의병전쟁을 계승한 한국 민족운동의 대폭발"이라고 했다.

또 "제1차 세계대전 이후 세계 각지에서 일어난 민족운동 중 가장 큰 의미를 지녔고 중국의 5·4운동도 3·1운동으로부터 결정적인 영향을 받았다"고 덧붙였다.

그는 또 일본에서 3·1운동이 제대로 교육되지 않는다는 점을 지적했다. '그러한 역사적 사실이 있었다' 정도로 간단히 기술될 뿐 의미나 배경은 애써 외면한다는 얘기다.

그는 "미국과 영국은 제국주의 시대의 부끄러운 역사까지 교과서에 실었다"며 "일본도 잘못된 역사인식을 바로잡아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민간 교류로 역사인식을 바꿔나가는 게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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