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국제유가 하락 약인가 독인가] 저물가에 국제유가 더 떨어지면 경상성장률 6.1% 달성 힘들수도

■ 정부는 어떻게 보나

가계 소비심리 위축 심해

저유가 →내수회복 고리 끊겨 목표 미달 땐 또 세수펑크


급격하게 하락하고 있는 국제유가가 우리나라의 경상성장률을 갉아먹는 제약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는 정부의 공식진단이 나왔다.

가뜩이나 국내 수요가 위축돼 1%대 저물가 기조가 2년째 지속되는 상황에서 유가 하락마저 심화될 경우 6.1%로 정한 내년도 경상성장률 목표 달성이 물거품으로 돌아갈 수 있다는 우려가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기획재정부는 9일 '최근 경제동향(그린북') 보고서에서 "유가 하락은 기업의 생산비 절감과 가계의 실질구매력 증대를 통해 전반적으로 우리 경제에 긍정적인 영향을 초래한다"면서도 "물가상승률이 둔화되는 상황에서 유가 하락이 지속될 경우 경상성장률 증가를 제약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이론적으로는 유가하락이 수입물품 단가를 낮춰 실질구매력을 늘리는 효과가 있지만 현재는 소비심리가 워낙 위축돼 있어 단기간 내 내수회복을 견인하기는 어렵다는 설명이다.


기재부 관계자는 "예전 분석 기준으로 보면 유가 하락은 실질구매력을 늘려 소비를 증가시킨다"면서도 "하지만 최근 가계금융복지조사에서 보듯이 가계가 과거만큼 지출을 안 하고 있어서 급속하게 소비심리를 회복시키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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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정부는 저유가로 인한 디플레이션 압력 우려에 대해서는 선을 긋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저유가에 따른 디플레이션이 발생한 나라가 없다며 과한 우려라는 얘기다.

하지만 유가가 지속적으로 하락할 경우 정부가 금과옥조처럼 여기는 경상성장률(경제성장률+GDP디플레이터) 6.1% 달성은 요원해질 수밖에 없다.

물가를 반영한 경상성장률은 세수 전망의 기초로 쓰이기 때문에 전망치가 어긋나게 되면 곧장 세수 부족으로 이어진다.

지난해 역시 경상성장률이 당초 예상보다 2%포인트 이상 낮아지면서 세수가 덜 걷혔고 올해도 10조원의 세수펑크가 발생할 것으로 추정되는 상황이다.

한편 정부는 이날 그린북을 통해 미국의 금리 인상 시기를 내년 2·4분기에서 3·4분기 사이가 될 것으로 예상했다. 우리 경제에 미칠 파급력에 대해서는 역대 최대 규모의 외환보유액과 낮은 단기외채 등 대외건전성이 양호해 직접적인 영향은 크지 않겠지만 신흥국의 불안이 전이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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