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신경제연구소는 9일 유가증권 및 코스닥시장에 상장된 400개 기업 중 지난 4일까지 주총 소집을 공고한 126개사의 안건을 분석한 결과를 발표했다.
롯데쇼핑은 사내이사 재선임과 낮은 배당이 문제점으로 지적됐다. 김호준 대신경제연구소 지배구조연구실장은 "롯데쇼핑이 3월 주총에서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의 사내이사 재선임안을 상정했는데 신 회장은 이미 10여개 롯데계열사의 이사를 겸직하고 있다"면서 "보통 6~9개사를 과다 겸직 기준으로 볼 때 신 회장이 이사로서 충실한 의무를 수행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밝혔다. 이어 "롯데쇼핑은 올해 배당금액을 주당 2,000원으로 전년보다 소폭 늘렸지만 절대적인 배당성향은 여전히 낮다"고 지적했다.
삼성전기(009150)에 대해서는 삼성SDS 지분을 저가로 매각해 기업가치를 훼손한 점을 문제로 지적했다. 정성엽 대신경제연구소 이슈팀장은 "지난해 11월 삼성전기가 보유했던 삼성SDS지분 7.8%를 구주매출했을 때 삼성SDS의 공모가는 19만원으로 이는 당시 장외시장(K-OTC)에서 거래되던 35만원보다 낮은 가격"이라며 "삼성전기 주주 입장에서 볼 때 문제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연구소는 삼성전기의 이사선임 안건에 대해 기관투자가들이 반대할 것을 권고했다. 이 밖에 삼성정밀화학(004000)·신세계(004170)·SK이노베이션·락앤락(115390) 등의 상장사에 대해서는 낮은 배당을 지적하며 의결권 행사 시 반대할 것을 주문했다.
대신경제연구소는 이와 함께 분석대상 126개사의 안건 중 사외이사 신규 선임 건은 86건으로 전직 장·차관의 비율이 11.6%로 가장 높게 나타났으며 법조(10.5%), 공정위·금감원(5.8%), 국세청(3.5%), 청와대(2.3%) 등이 뒤를 이었다고 밝혔다. 김영란법(부정청탁 및 금품수수 금지에 관한 법) 시행을 앞두고 이사 선임 후보에 고위관료와 법조경력을 가진 이사 후보가 대거 포함된 점은 문제라고 지적했다.
대신경제연구소가 이번에 새롭게 시작한 주총 의안분석 서비스는 기관투자가들의 의결권 행사에 도움을 주기 위해 마련됐다. 앞으로는 정기주총 의안뿐만 아니라 △기업분할 △인수합병△영업양수도 등 지배구조 전반에 관한 이슈로 연구 범위를 확대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