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주들이 소폭 상승세를 보이는 가운데 하나은행만 유독 약세인 것에 대해 분석가들은 내년 이후 실적에 대한 우려가 다소 작용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2일 거래소시장에서 은행주가 오전 11시30분 현재 0.70% 오르는 동안 하나은행은 1.1% 하락한 2만7천600원을 나타내고 있다.
이 밖에 우리금융이나 대구은행 등 자산가치에 비해 주가가 싼 종목들은 3%대상승했고 부산은행, 외환은행, 기업은행, 신한지주 등은 1%대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분석가들은 하나은행의 약세 배경에 대해 내년 이후 이익 모멘텀이 약하다는 것을 주된 이유로 들었으며 이 밖에 씨티은행 진출에 따른 고객 이탈 우려와 중소기업연체 불안 등도 언급했다.
동양증권 류재철 애널리스트는 하나은행의 3분기 실적이 기대치를 크게 웃돌았지만 거꾸로 내년에도 이 수준을 계속 유지할 수 있겠냐는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고말했다.
하나은행의 3분기 영업이익은 2천338억원, 순이익은 2천820억원이었으며 3분기(1∼9월) 누적 당기순이익은 7천250억원으로 작년동기의 3천406억원에 비해 112.85%증가했다.
이는 하나은행 창립이래 3분기 누적 당기순이익으로는 사상최대이며 작년 전체이익 규모인 5천172억원을 훨씬 상회하는 것이다.
그는 "게다가 2006년부터는 서울은행 합병에 따른 법인세 혜택도 없어지기 때문에 올해 실적이 정점이 아닌가하는 전망이 있다"고 덧붙였다.
미래에셋 한정태 애널리스트는 "올해까지는 실적도 좋고 배당도 많이 줄 수 있어서 괜찮다"고 말하고 "내년에 다른 은행들의 연체 상황이 호전되고 실적이 좋아지면 하나은행의 상대적 매력은 떨어질 것이다"고 말했다.
이 밖에 우리증권 이승주 애널리스트는 "씨티은행이 프라이빗뱅킹(PB) 고객들을주 타겟으로 삼을 텐데 이 경우 PB에 강점이 있는 하나은행이 타격을 입을 수 있다는 점이 작용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반면 동원증권 이준재 애널리스트는 "씨티은행이 고객을 뺏어갈 것이라는 우려는 장기적인 것이다"고 말하고 "중소기업 연체율 상승 폭이 1분기 0.4%포인트에서 2분기에는 미미하다가 3분기에 0.7%포인트 이상으로 급등한 것이 부담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최윤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