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품형성단계서 조기진화「후발자의 이익」
첨단기술주 폭락으로 인한 미 나스닥 침체로 최근 아시아 기술주가 급락한 것이 이 지역 투자자와 사업내용이 튼튼한 인터넷 기업에겐 오히려 득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뉴욕타임스는 30일 아시아 인터넷주의 거품이 형성단계에 꺼져버리면서 이 지역이 선발자의 과오를 피하고 초기손실을 줄이는 이른바 후발자의 이익을 얻을 수 있게 됐다고 보도했다.
미국처럼 수많은 닷컴(DOT.COM)기업의 주가가 천정부지로 치솟았다가 단기간에 대거 하락, 투자자들이 피해를 입는 사태를 예방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신문은 또 사업내용이 부실하거나 수익모델이 갖춰지지 않은 일부 기업들이 초기단계에서 걸러지면서 투자자금이 실적이 뒷받침되는 기업으로 집중되는 효과도 기대된다고 덧붙였다.
사업을 시작하기는 수월하나 수익을 내기 힘든 포털서비스에 집중해온 아시아 인터넷기업들중 생존가능한 업체는 얼마 되지 않는다는 분석이다.
일례로 중국어 사용자들을 대상으로 인터넷 포털서비스를 실시하고 있는 차이나닷컴의 주가는 지난해 6월 상장당시 12달러에서 지난 3월8일에는 150달러 가까이 치솟았다.
그러나 이 회사 주가는 지난 28일 48.625달러로 내려앉아 최고치의 3분의 1로 줄어들었다. 비슷한 서비스를 실시중인 시나닷컴 주가 역시 최고가 29.125달러에서 30% 이상 하락한 19.625달러에 거래됐다.
반면 자본력이 풍부하고 제휴폭이 넓은 기업들의 성장전망은 더욱 밝아지고 있다. 최근 주가하락에도 불구하고 대다수 애널리스트들이 매수추천을 내고 있는 일본의 소프트뱅크나 홍콩의 퍼시픽 센추리 사이버웍스(PCCW)의 경우 장기적으로 파이를 더욱 확대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또 인터넷 경제의 기반 설비, 기기, 소프트웨어 등을 생산하는 업체도 향후 투자유망대상으로 떠오를 전망이다. 중국의 인터넷 기본망을 구축하고 전자우편 프로그램을 만드는 아시아인포 등이 대표적.
모건스탠리 홍콩지점의 이코노미스트 앤디 자이는 『아시아의 닷컴열기가 빠른 속도로 식고 있다』고 설명하고 『그러나 이 지역 인터넷산업 전망은 여전히 밝다』고 강조했다.
김호정기자GADGETY@SED.CO.KR
입력시간 2000/05/01 18: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