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오후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협동조합중앙회 5층 회의실. 열린우리당 천정배 원내대표와 홍재형 정책위의장, 당의 산자위 소속 의원들이 경제회생 대책 등을 논의하고 일자리 창출을 위한 투자확대를 당부하기 위해 기협 회장단과 마주 앉았다.
우리당이 30일까지 경영자와 노동자 대표 등 경제 주체들을 잇따라 만나는 릴레이 간담회의 첫 방문이었다.
이날 간담회는 당초 예상대로 심각한 불황을 겪고 있는 중소업계의 불만이 봇물 터지듯 쏟아지면서 정부 정책에 대한 성토장을 방불케 했다.
김용구 기협중앙회 회장은 “대외경제 불안요인과 일부 대기업의 노사관계 불안은 향후 중소기업의 경기회복을 더욱 어렵게 할 것”이라며 정부의 지원을 호소했다.
권국범 자동제어협동조합 이사장은 “우린 하루를 견디기 어려운데 감사원이 6개월에 걸쳐 단체 수의계약 제도에 대해 대대적인 감사를 실시하고 (감사 결과를) 갑자기 발표해 허탈감과 배신감을 느낀다”고 말했다.
주대철 중앙회 공동사업운영위 부위원장은 “마치 일본사람으로서 한국에 와 기업을 한다는 착각이 든 일이 한 두 번이 아니다”며 “우리가 가장 비도덕적이고 비양심적이며, 전과자 이상의 전과자처럼 된 게 사실”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천 대표는 “신랄한 질책을 잘 들었으나 솔직히 말해 회장을 비롯한 여러분들이 좀 더 구체적인 접근을 했으면 한다”며 예봉을 피해 나갔다.
천 대표는 그러면서 “경제라는 것이 법으로 억지로 만든다고 해결되는 것이 아니다”며 “불만에 그치지 말고, 상대적인 고임금 구조를 뚫고 나갈 방향 모색에 대한 진지한 고민이 있었으면 한다”고 대안제시를 요청했다.
우리당 지도부는 27일에는 주한미상공회의소(AMCHAM) 회장단과 외국인직접투자(FDI) 관련 간담회를 가질 예정이다.
/박상준 기자 buttonpr@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