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년 사이에 최철한의 위상은 급변했다. 소년유망주 정도로 인식되던 그가 이제는 이창호와 나란히 한국을 대표하고 있다. 그것이 실증된 계기가 바로 한국바둑리그의 선수선발 행사였다. 지난 5월 32명의 정예 기사가 참가한 가운데 순차적으로 스카웃이 실시되었다. 16인은 전년도 상금랭킹 상위인 기사가 초빙되었고 나머지 16인은 예선전을 거쳐 선발되었는데…. 지명 행사가 있기 직전에 공개적으로 오간 얘기가 있었다. “최철한을 확보하는 팀이 천하를 얻게 될 것이다.” 첫번째 지명권을 얻게 된 피더하우스에서는 이창호를 지명했다. 다음에 나선 신성건설은 얼른 최철한을 데려갔다. 작년에 치러진 한국드림리그와는 양상이 전혀 달랐다. 작년도 리그의 6개 참가팀 주장은 이창호, 유창혁, 송태곤, 박영훈, 조훈현, 서봉수였고 최철한은 유창혁이 이끄는 팀의 제2인자였다. 그러나 금년에는 전체 기사 가운데 랭킹2위로 올라선 것이었다. 금년도 8개 팀의 주장은 이창호, 최철한, 이세돌, 조훈현, 유창혁, 송태곤, 목진석, 박영훈. 작년에 주장으로 뽑혔던 서봉수9단이 유창혁팀의 제4장으로 지명되었다. 흑23은 일종의 변화구. 8집의 큰 덤을 의식하고 있는 이창호는 24 이하 30으로 순순히 받았는데 흑31의 선제 공격이 통렬하여 백의 실패작이라는 진단이 나왔다. 28이 문제의 수였던 것이다. 28로는 30의 자리를 선점하는 것이 정상적인 수순이었다. 흑이 28의 자리에 꼬부리면 백은 가에 가만히 받아주고 계속해서 흑이 29의 자리에 보강할 때 어떤 식으로든 하변을 보강했으면 바둑은 이제부터였다. /노승일ㆍ바둑평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