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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궁·백화점 점령한 중국인들 "한국 매력에 푹 빠졌어요"

[국경절연휴 中관광객 밀물] 인천공항·경복궁·명동에선…<br>이참 관광공사 사장 1일 가이드 자청<br>경복궁 건축의미 설명에 곳곳서 탄성<br>작년보다 2배이상 늘어 숙박예약 전쟁<br>"한류 보고 선진화된 한국 알게됐어요"

30일 이참 한국관광공사 사장이 1일 관광 가이드로 나서 중국인 관광객들에게 경복궁의 매력을 설명하고 있다. 박서강기자

고궁·백화점 점령한 중국인들 "한국 매력에 푹 빠졌어요" [국경절연휴 中관광객 밀물] 인천공항·경복궁·명동에선… 정민정기자 jminj@sed.co.kr 서민우기자 ingaghi@sed.co.kr 변지혜 인턴기자 30일 이참 한국관광공사 사장이 1일 관광 가이드로 나서 중국인 관광객들에게 경복궁의 매력을 설명하고 있다. 박서강기자 이참 관광공사 사장 1일 가이드 자청 경복궁 건축의미 설명에 곳곳서 탄성 작년보다 2배이상 늘어 숙박예약 전쟁 "한국은 수준 높다" 침이 마르게 극찬 30일 오전 경복궁 흥례문 앞. 이참 한국관광공사 사장이 중국어로 "한국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歡迎來到韓國)"라고 말하자 40여명의 중국인 관광객들이 박수 치며 환호했다. 이날 이 사장은 국경절 연휴를 맞아 한국을 찾은 중국인 관광객들에게 1일 가이드로 변신해 경복궁의 매력을 직접 소개했다. 이 사장은 외국인 관광객 1,000만명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관광산업의 '큰손'으로 떠오른 중국인 유치가 중요하다는 판단 아래 이들을 환영하는 마음을 보다 적극적으로 표현하겠다는 취지에서 가이드를 자청했다. 큰 키에 서구적인 외모의 이 사장이 자색 한복 두루마기를 갖춰 입고 경복궁의 건축양식에 깃든 의미를 설명하자 중국인 관광객 사이에서는 탄성이 터져나왔다. 흥례문 앞에 선 이 사장은 "뒤쪽에 있는 산이 궁궐에 기를 밀어넣어주고 양쪽 옆에 있는 산이 병풍처럼 보호해준다"며 "경복궁의 입지가 풍수지리설의 배산임수(背山臨水)에 기반을 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근정전(勤政殿)에서는 "왕이라도 더 열심히, 부지런히 일을 해야 한다는 의미가 담겨 있는 작명"이라고 소개하는 등 문화와 역사에 대한 해박한 지식을 과시했다. 관광객 가운데 상하이에서 왔다는 질황(23)씨는 "한국 방문이 처음이지만 그동안 한류 드라마를 통해 한국 문화를 자주 접해 익숙하다"고 말했다. 국경절 연휴를 맞아 해외여행지를 고심하던 중 한국을 택했다는 그는 "한국은 생활 수준이 높으면서도 사람들이 친절해 다시 오고 싶다"고 말했다. 이 사장과 기념사진을 촬영한 그는 "중국에서는 고위직에 외국인이 임명되는 사례가 거의 없는데 독일 출신인 이 사장이 관광산업을 맡고 있다는 게 신기하고 이렇게 관광 가이드까지 해주니 영광스럽다"고 말했다. 산둥 지역에서 부동산사업을 한다는 주센샹(50)씨는 인센티브 관광으로 이번에 처음 한국을 방문했다. 지난 28일 제주도에 도착해 서울 투어로 여행 일정을 마무리한다는 그는 "한국은 경제발전과 자연보존이 균형을 잘 이루고 있지만 중국은 경제개발지역 주변의 자연훼손이 심각하다"며 한국은 중국보다 분명히 선진화된 면이 많은 것 같다"고 말했다. 부동산개발회사에 근무한다는 추이궈핑(34)씨도 "한국의 첫인상이 좋아서 다음에는 남편과 아이들을 데리고 오고 싶다"며 "특히 제주도의 아름다운 자연경관이 기억에 많이 남는다"고 말했다. 이날 오후 인천국제공항 C 입국장에도 국경절 황금연휴를 한국에서 즐기기 위해 가족 단위로 여행 온 중국인 관광객들이 여기저기 보였다. 중국국제항공 여객기 편으로 가족과 함께 이날 한국에 도착했다는 원징(42)씨는 "사업차 한국을 여러 차례 방문한 적이 있지만 가족들과 국경절 연휴를 즐기러 온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며 "무척 설레고 기대된다"고 말했다. 옆에 있던 그의 아내는 "중국 여성에게 한국 화장품이 인기가 많다"며 면세점에서 구입한 한국산 화장품을 들어 보이기도 했다. 입국장 주변에는 피켓을 들고 중국인 관광객을 기다리는 가이드들도 있었다. 최미령 호화여행사 가이드는 "이번 연휴기간 중국인 관광객이 지난 여름철보다 두 배 이상 늘어 숙박을 예약하는 데 무척 애를 먹었다"고 전했다. 쇼핑의 중심지 명동에서는 쇼핑 목적으로 개별관광을 온 중국인 관광객을 심심찮게 만날 수 있었다. 화장품 매장에서 만난 웨이짜이엔(24)씨는 홍콩에서 건축사 업무를 하고 있으며 국경절 연휴를 맞아 두번째로 한국을 방문했다. "두 달 전 한국에 출장 왔을 때 이미지가 좋아서 다시 꼭 오고 싶었고 마침 이번 국경절 연휴에 호텔과 항공편을 구할 수 있어서 사흘 일정으로 왔다"는 그는 "하루 30만원선으로 쇼핑 예산을 정했는데 마음에 드는 명품 가방이나 시계가 있으면 더 지출할 생각도 있다"고 말했다. "홍콩과 비교할 때 가격 차이는 없지만 한국 면세점에는 중국이나 홍콩에는 없는 명품이 많다"고 귀띔한 그는 내년 춘제 연휴에도 한국을 방문할 계획이다. 주말부터 중국인 고객이 몰릴 것으로 예상되는 명동 중앙로 주변의 화장품 매장들은 재고 파악과 상품 진열에 분주한 모습이었다. 이니스프리 매장의 한 직원은 "중국 관광객들은 대부분 단체로 오는 경우가 많아 충분한 재고량을 준비해야 한다"며 "오늘 밤을 시작으로 주말부터 많은 중국인 고객들이 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명동의 환전소에도 원화를 바꾸려는 중국인들의 모습이 눈에 띄었다. 환전소의 한 관계자는 "국경절 연휴 때문인지 며칠 전부터 원화로 환전하는 중국인들이 늘고 있다"고 전했다. 이럴수가! 세상에 이런일이…요지경 세상 속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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