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을 '세계 위스키업계의 희망'이라고 한 시사주간지 최근호의 보도는 우리나라가 '세계 술장사꾼들의 봉'임을 거듭 확인시켜주고 있다. 한국이 세계 주류업계가 비싼 술을 팔아먹는데 가장 좋은 나라가 되고 있는 것이다. 술도 상품이니까 소득이 높아짐에 따라 비싼 고급 술에 대한 수요가 어느 정도 늘어날 수는 있다. 그러나 선진국이나 경쟁국들과 비교해 볼 때 우리나라의 술소비 행태는 도저히 정상적으로 보기 어렵다는데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 우리보다 잘사는 선진국 사람들조차 엄두도 못내는 값비싼 수입 양주에 대한 소비가 폭발적으로 늘고 있는 것이다. 금년들어 지난 10월말까지 국내에서 팔린 위스키는 무려 2백92만9천상자로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 13.5%나 증가했는데 고급에 속하는 위스키 프리미엄급 이상이 95%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그중에서도 숙성연수가 15년이상인 최고급 슈퍼프리미엄급 수입 위스키 판매량은 무려 90.1%나 폭증했다. 일반 서민들은 꿈도 꿀 수 없는 비싼 수입위스키 소비가 폭발적으로 늘고 있는 것이다. 우리나라가 세계 위스키업계의 희망이라는 비아냥을 들어도 할말이 없게 됐다. 아무리 자유 시장경제라지만 열악한 여건 속에서 어렵사리 수출을 해 벌어들인 귀중한 외화를 값비싼 외국산 술을 사다 마시는데 탕진하고 있고, 그것이 외국언론의 눈에 고급 술 소비천국으로 비치고 비아냥거리가 되고 있다는 것은 한심스럽다 하지 않을 수 없다. 값비싼 수입양주 소비가 폭발적으로 늘어나고 있는 것은 우리 경제사회가 안고 있는 구조문제를 그대로 반영하고 있다. 구체적으로 광범위한 부패, 그릇된 접대문화와 비즈니스 관행, 일부 부유층의 비뚤어진 과소비풍조와 거기에 기생해 날로 번창하는 향락산업등 여러가지 요인이 구조적으로 맞물려 있기 때문이다. 값비싼 수입 술 소비가 폭발적으로 늘어날 수 밖에 없는 구조가 뿌리 내린 것이다. 이런 상태가 그대로 지속되는 경우 우리나라는 영원히 세계 주류업계의 봉이 될 것이고 우리 사회는 수입 양주에 찌들고 병들어 갈 것이다. 음주도 지나치면 마약이나 담배이상으로 건강에 해롭고 사회를 병들게 한다. 담배에 대해서는 지나칠 정도로 과민반응을 보이는 정부가 양주 과소비, 성매매, 조폭등 온갖 사회악의 온상인 룸쌀롱등 향락산업의 번창에 대해서는 관대한 것이 문제다. 지금부터라도 국민의 건강과 경제사회의 건전한 발전을 위해 수입 양주소비 폭증을 막는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 일차적으로 향락업소에서의 접대비 인정을 없애야 한다. 아울러 부패 척결과 건전한 접대문화 개선차원에서 향락 업소를 자주 드나드는 지도급 인사들의 명단공개와 같은 사회정화운동도 적극 추진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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