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철 아파트 분양시장 비수기엔 지방 분양 아파트를 노려라.”
주택업체들이 정부의 강력한 규제가 잇따르고 개발할 땅도 많지 않은 서울, 수도권을 뒤로 하고 지방으로 속속 몰리면서 지방 분양시장이 활기를 뛰고 있다. 이에 따라 주택업체들은 사활을 건 한판 승부를 벌이고 있고 실수요자들과 투자자들은 그 어느 때보다 내집 마련에 대한 기대감이 높다. 지방에서도 서울, 수도권 못지 않은 분양열기를 보이고 있다.
◇1,000가구 이상 대단지만 14곳=부동산 정보업체인 내집마련정보사에 따르면 이번 달 지방 분양예정 아파트는 45개 단지 총 2만8,031가구다. 7월에도 지방에서 17개 단지 총 1만 7,373가구가 분양될 예정이다. 본격적인 여름철 비수기 앞둔 시점에서 적지 않은 물량이다.
특히 구영지구가 포함돼 있는 울산과 대구, 부산을 비롯한 영남권과 광주 등의 물량이 많다. 충청권 역시 아산과 천안을 중심으로 많은 물량이 나올 예정이다. 이번 달과 7월 지방분양 아파트 중에는 1,000가구 이상 분양되는 대규모 단지들도 14곳이나 포함돼 있다. 특히 롯데건설이 이번달 울산 남구 야음동에서 총 2,421가구, 벽산건설이 7월 광주 북구 운암동에 총 2,752가구를 분양한다.
임대아파트들도 선보인다. 대한주택공사가 이달에만 광주 북구 연제동에 861가구, 충남 보령 죽정동에 662가구, 경북 경산 상방동에 528가구, 강원 삼척 도계읍에 225가구 등을 분양한다.
◇각종 호재 타고 발전 가능성 높아=주택업체들이 지방 아파트 분양의 성공 가능성을 내다보는 것은 지역별 호재가 쏟아지고 지방에 아직도 공급확대의 여력이 남아 있다는 판단 때문이다. 지방은 참여정부의 핵심 국정과제인 국가 균형발전의 바람을 타고 지방에서 굵직굵직한 국책사업들이 추진돼 발전 가능성이 높고 주택 보급률도 서울에 비해 높지 않다.
수요자 입장에선 지방은 분양권 전매가 가능한 지역으로 단기 시세차익을 올릴 수 있는데다 청약경쟁 또한 치열하지 않아 당첨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 매력으로 꼽힌다. 정부 규제가 많고 분양가가 상대적으로 높은 서울, 수도권보다 청약하기 한결 쉬운 점도 실수요자나 투자자들이 청약에 대거 가세하는 원인이다.
실제 올해 들어 지방 아파트 분양에 성공한 사례는 많다. 지난달 초 대전 대덕테크노밸리 한화 꿈에그린은 44평과 47평형을 제외하곤 모든 평형이 1순위에서 마감됐다. 4월 27일과 28일 청약을 접수한 대덕테크노밸리 2차 우림 루미아트도 모든 평형이 2순위에서 마감됐다.
3월말 분양된 대구 수성구 시지유성 월드메르디앙의 33~76평 1순위 청약접수 결과 753가구 모집에 1,494명의 청약자가 몰려 2.09대 1의 청약경쟁률을 기록하며 모든 평형이 1순위에서 마감됐다. 같은 달 초 부산 화명동에 분양한 롯데캐슬 멤버스도 1순위에서 1.8대 1의 경쟁률로 마감됐다.
◇낭패 막으려면 신중한 청약 필요=그러나 이 같은 분양호조 속에서도 지방 분양 아파트에 청약하는데는 신중한 자세가 필요하다. 여전히 공급과잉이 우려될 뿐만 아니라 미분양 아파트들이 많고 거품논란이 일 정도로 분양가도 높기 때문이다. 특히 분양가는 6개월새 20~40% 올랐다. 좀처럼 침체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호남권이 대부분 평당 500만원에 미치지 못하고 있지만 대구ㆍ울산 등 경남권과 대전 등 충청권 일부에선 서울 강북지역 아파트 값을 웃도는 평당 1,000만원에 육박하는 아파트도 속속 나오고 있다.
이에 따라 입지와 인근지역 시세 등을 면밀히 파악한 뒤 청약에 나설 것을 전문가들은 조언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