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법정관리기업 돈 배내 유흥비 탕진

회사가 부도나 정리절차나 파산, 화의절차에 있는 기업의 관리인이나 임원들이 회사공금을 빼내 룸살롱이나 골프접대로 흥청망청 써대는가 하면 사리사욕을 채우다 검찰에 덜미를 잡혔다.서울지검 특수2부(이덕선·李德善 부장검사)는 21일 ㈜기산 파산관재인의 수석보조인 성헌석(34)씨 등 3명을 업무상 횡령 등의 혐의로 구속기소하고 ㈜동신 전무 권영수(55)씨를 배임수재혐의로 불구속기소하는 한편 ㈜나산 관리인 백모(54)씨 등 6명을 회사정리법위반 등의 혐의로 약식기소했다. 검찰은 또 입원 치료중인 ㈜동신 대표 이균보(60)씨를 공금 43억원을 빼돌린 혐의로 조사하고 있다 . 검찰에 따르면 성씨는 작년 3월부터 최근까지 회사자금 2억4,000만원을 횡령해 유용한 혐의를, 권씨는 공사계약편의를 봐주고 하청업체로부터 2,200만원을 받은 혐의를, 백씨는 1억3,000만원의 비자금을 조성한 뒤 법원에 허위보고한 혐의를 각각 받고 있다. 또 변호사법 위반혐의로 구속기소된 도현규(55)씨는 ㈜나산의 채권자로부터 16억원대 정리채권을 조기 변제해주는 대가로 2억5,000만원을 받아 챙긴 혐의다. 이번에 비리가 적발된 업체는 회사정리인가가 난 ㈜나산·진덕산업㈜·광명전기㈜와 화의인가가 난 ㈜동신, 파산선고된 ㈜기산 등 5개다. 조사결과 이들 업체의 관리인·임원들은 부도후 회사관리가 허술한 틈을 노려 비용을 과다 계상하는 등의 수법으로 회사자금을 빼돌린 뒤 1억3,000만∼4억원대 비자금을 조성, 이 가운데 1,300만∼2억4,000만원씩을 착복한 것으로 드러났다. 검찰 관계자는 『운영자금을 아예 개인통장에 넣어둔 채 빼내 쓰고 접대를 빙자해 룸살롱·골프장에서 회사돈을 탕진하는가 하면 약값과 개인빚 변제에 공금을 유용하는 등 여러 유형의 전횡이 발각됐다』고 말했다. 검찰은 그러나 일부 관리인·임원들은 비자금을 마련해 노조활동비·업무추진비·사원 스카웃비용 등 공적인 용도에 사용한 경우도 있어 벌금 500만∼1,000만원에 약식기소하는 선에서 선처했다. 검찰은 정리회사들에 대한 감독강화 차원에서 적발된 비리내용을 법원에 통보하는 한편 다른 법정관리기업의 비리첩보를 입수해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김정곤기자MCKIDS@SED.CO.KR 입력시간 2000/05/21 17:36 ◀ 이전화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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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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