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해저터널 테마, 기대감만으로 접근해선 안돼

한ㆍ일 해저터널의 파급효과가 천문학적이란 분석이 나오면서 관련주가 투자자로부터 주목을 받고 있다. 그러나 한ㆍ일 해저터널 건설 여부가 불확실하고 구체화되기까지 많은 시간이 걸린다는 점에서 섣부른 접근을 경계하는 목소리도 만만찮다. 지난 15일 주식시장에서 KT서브마린(-4.18%), 특수건설(-3.47%) 주가는 전일보다 크게 하락했다. 두 종목은 전일 한ㆍ일 해저터널 수혜주로 분류되면서 각각 상한가, 9.49% 급등했다. 반면 같은 테마주인 울트라건설은 전일 상한가에 이어 이날도 5.56% 급등해 엇갈린 모습을 보였다. ◇해저터널, 움직임은 보인다= 현재 해저터널 건설 움직임은 세계 곳곳에서 포착되고 있다. 현재 운영 중인 곳만 해도 영국-프랑스(유로터널), 덴마크-스웨덴(오레순트터널), 혼슈-훗카이도(세이칸터널) 등이 있고 지브롤터해협 해저터널, 베링해협 해저터널 등은 구상 단계에 있다. 한국에서도 해저터널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지난 9월 국토해양부가 ‘KTX 고속철도망 구축전략’을 발표하면서 한ㆍ중 및 한ㆍ일 해저터널의 필요성을 언급, 주식시장에 해당 테마에 대한 관심을 고조시켰다. 특히 부산발전연구원은 최근 ‘한ㆍ일 터널 기본구상 및 향후 과제’를 발표하는 자리에서 생산유발효과 54조원, 부가가치 유발효과 19조원이 기대된다는 분석을 내놓아 관련주에 상승동력을 제공했다. ◇테마주의 면면을 보면= 현재 시장에서 인식하고 있는 해저터널 테마주는 5~7개 정도다. 울트라건설의 경우 토목ㆍ건축사업을 주력사업으로 영위하는 업체로 친환경 굴착기법인 TBM(Tunnel Boring Machine) 공법 분야에서 국내 선두로 평가를 받고 있다. 특수건설은 철도ㆍ도로 입체화공사를 주력으로 하는 업체로 교량, 건물기초공사, 쉴드터널공사 등에서 강점을 갖고 있어 해저터널 수혜주로 분류된다. KT서브마린은 해저 케이블 건설 국내 독점기업으로 최고 수심 8,000m까지 케이블을 설치할 수 있는 고난이도의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다. 동아지질은 쉴드(터널굴착)ㆍDCM(지반개량) 분야에서 국내시장 점유율 80%로 반독점 지위를 구축하고 있다. 철강선재류 생산업체인 한국선재는 해저케이블용 아모링와이어를 생산하며, 한국전력공사가 발주한 5,000억원 규모의 해저케이블 프로젝트를 맡은 바 있다. ◇실제 과실을 따기까지는 시간이 필요= 그러나 해저터널 테마주의 주가 상승이 해당 기업의 실제가치를 정당하게 반영하는 지를 염려하는 목소리가 적지 않다. 해저터널 건설이 확정될 경우 이들 기업의 참여 가능성이 높은 것은 사실이지만 현재 진행되는 주가 흐름에는 단순한 기대감이 반영된 측면이 크기 때문이다. 원상필 동양종금증권 연구원은 “해저터널 건설이 현실화되기 까지는 ▦보다 높은 차원의 타당성 검토 ▦안전성 점검 ▦자금조달 계획 등 넘어야 할 산이 많다”며 “현재 나타나고 있는 주가흐름은 합리적인 것으로 보기 어렵다”고 말했다. 대형 증권사의 한 건설부문 애널리스트 역시 “비록 이번 조사에서는 한ㆍ일 해저터널의 경제성이 높다는 결론을 얻었지만 이전 조사에서는 우리나라의 손실이 크다는 분석이 나오는 등 사업의 타당성을 놓고 의견이 엇갈리는 상황”이라며 “특히 각 국가 간의 국민정서나 지진 발생 가능성 등 염두에 두어야 할 변수가 많아 섣부른 기대감을 가지고 접근하기는 위험한 측면이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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