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해외석학에 듣는다] '용의 비상' 언제까지...

수출급증.13억시장 '잠재력 무한''용(龍)의 비상은 계속될 것인가' 중국의 고속 성장에 대한 예측이 줄을 잇는 가운데도 지나친 낙관론은 금물이란 목소리도 적지 않게 나오고 있다. 지난해 미국 등 전세계를 뒤덮은 불황의 그림자가 어두웠던 만큼 중국의 고속성장은 더욱 눈부시게 비쳐졌다. 미국,일본, 독일 등 세계 경제를 이끌어온 트로이카가 마이너스 성장에 발목이 묶여 있는 사이 중국은 7.3%의 국내총생산(GDP)성장률을 자랑하며 세계경제 선진국들을 바짝 뒤쫓고 있다. 최근 블룸버그 통신은 지난해 중국의 GDP규모가 지난해 1조 1,600억달러를 기록, 이탈리아를 따돌리고 경제대국 6위로 부상할 전망이라고 보도했다. 이 같은 속도로 계속 달린다면 올 연말에는 프랑스를 제치고 세계 5위 자리를 차지하는 것도 별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면 과연 중국은 올해도 이 같은 고속 성장을 유지할 수 있을 것인가. 중국의 장래를 둘러싼 전문가들의 의견은 정도의 차이에도 불구, 대체적으로는 여전히 '낙관론'쪽에 무게가 실리는 분위기다. 이 같은 낙관론의 주된 근거는 중국의 국제무역기구(WTO)가입에 따른 대외무역액확대, 외국인직접투자 증가 등. 지난해 중국의 대외교역액은 이미 5,000억달러를 돌파했으며 올해 외국인 직접투자는 500억 달러를 넘어설 전망이다. 주룽지(朱鏞基)총리는 중국의 WTO가입을 밖의 것을 안으로 끌어들이고(引進來) 안의 것을 밖으로 내보내는(走出去)혁명이라고 정의했다. 이 말처럼 중국은 외국 자본과 기술 도입에 힘입어 산업고도화 등을 통해 국가경제의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특히 외국 선진자본 유치를 위한 제도, 관행의 개선은 중국 경제의 체질 자체를 강하게 변화시킬 것이라는 희망도 보태졌다. 일반특혜관세(GPS)혜택, 대중국 무역규제 철폐 등으로 인한 시장 확대로 수출증가 효과역시 기대된다. 중국 사회과학원은 중국이 WTO가입함에 따라 연간 GDP가 0.5~0.6%P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또한 13억에 이르는 광대한 내수시장의 확대도 호재 중 하나다. 주5일 근무제, 임금인상 등 중국 정부의 경기부양 정책덕분에 중국인들의 구매력은 최근 급속도로 증가했다. 지난해 중국의 자국내 수요는 9.2% 늘었으며 올해 역시 소비재를 중심으로 자국내 소비가 10%가량 증가할 것이라는 게 중국 국가경제무역위원회의 전망이다. 중국 GDP중 국내수요가 차지하는 규모는 절반 가량인 43%에 달한다. 한편 중국의 성장세가 이어질 것이라는 점에 대해서는 인정하면서도 그 속도는 상당히 둔화될 것이라는 목소리도 만만치 않다. 실제로 중국의 지난해 분기별 성장률은 1분기 8.1%에서 2분기 7.8%, 3분기 7%로 감소한데 이어 4분기에는 6.3%까지 하락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세계 경제침체로 수출이 크게 줄었기 때문. 게다가 엔저와 미국, 유럽등지의 디플레로 인해 중국제품의 가격 경쟁력이 상대적으로 저하되고 있다는 점도 성장 둔화의 근거로 꼽히고 있다. 중국의 WTO가입은 또 중국기업들의 구조조정을 가속화할 것이며 이에 따른 실업증가는 사회적 불안을 야기시킬 것이라는 지적도 많다. 더불어 전면적인 시장 개방은 농업, 자동차 부문 등 중국의 취약한 산업을 붕괴시킬 것이라는 지적도 상당한 설득력을 얻고 있다. 윤혜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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