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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와 차한잔] 이경상 신세계 이마트 대표

"내실·성장 병행 글로벌기업 육성"<br>점포 돌며 상품트렌드등 직접 체크 '현장경영'<br>과당경쟁 지양… 협력사와 相生·고객신뢰 주력<br>2009년까지 점포130개 확보·매출 14兆 달성


[CEO와 차한잔] 이경상 신세계 이마트 대표 "내실·성장 병행 글로벌기업 육성"점포 돌며 상품트렌드등 직접 체크 '현장경영'과당경쟁 지양… 협력사와 相生·고객신뢰 주력2009년까지 점포130개 확보·매출 14兆 달성 • 조직원 인화중시 '외유내강형' “앞으로 10년은 성장과 내실, 두마리 토끼를 한꺼번에 잡아 이마트를 글로벌 기업으로 육성하는 데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지난해 12월 한국형 할인점의 성공신화로 자리잡은 신세계 이마트의 수장에 오른 이경상 대표(55ㆍ사진)는 “지난 10년간 이마트는 앞만 보고 달려왔다”며 이같이 강조한다. 이 대표는 취임 4개월여 동안 이곳저곳 찾아다니는 현장경영에 대부분의 일정을 보냈다. 온화한 인상에서 풍기듯 인화를 중시해온 이 대표로서는 총사령탑에 오른 후 무엇보다 소비자, 협력업체, 내부 직원 등 주변과의 관계를 챙기는 데 우선순위를 둔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전임 황경규 대표 재임 기간이 이마트의 성장기였다면 앞으로 이 대표의 재임 기간은 이마트의 안정기가 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굳이 두 대표의 스타일을 정리해보더라도 업계에서는 황 대표가 용장이라면 이 대표는 덕장으로 구분할 정도. 실제 이 대표는 신세계백화점 미아점장, 영등포점장 등 영업 경험을 갖춘 동시에 경영지원실, 재무 등 관리 부서를 두루 거친 경력을 갖고 있어 성장의 고삐를 늦추지 않으면서 내실경영도 강화, 글로벌 이마트를 이끌 만한 적임자로 평가받고 있다. 이 대표 취임 이후 이마트 본사에 내걸린 슬로건 내용에서 보더라도 이 같은 내외 평가와 맞아떨어진다. 새 슬로건은 ‘새로운 10년 변화의 선도, 성장과 내실을 갖춘 강한 이마트 만들기.’ 한마디로 성장도 하고 내실도 기하면서 글로벌 이마트의 새로운 10년을 대비하겠다는 얘기다. 성장 측면에서 볼 때 지난 13일 협력회사 교류회에서 내놓은 장기 비전은 그의 공격적인 성향을 읽을 수 있는 대목이다. 이날 이마트는 오는 2009년까지 130개 점포를 확보, 14조원 매출의 글로벌 기업으로 도약하겠다고 밝혔다. 창동에 1호점을 개점한 이래 11년 만인 지난해 7억원을 달성한 이마트는 5년 만인 2009년에 2배의 매출목표를 발표한 것. 또 내실 측면에서 볼 때 이 대표의 취임 이후 행보는 협력업체ㆍ소비자ㆍ직원 등 내외부 고객을 두루 챙기는 관리인으로서의 면모가 여실히 발휘되고 있다. 그가 가장 먼저 변화를 시도한 분야는 협력업체와의 관계. 이 대표는 1위 업체가 할인점업계에 고질화된 과당경쟁을 지양하는 데 앞장서야 한다고 판단, 협력업체와의 상생 선언에 나섰다. 그는 “국내 할인점시장의 경쟁이 치열해지다 보니 최저가 보상, 하나 사면 하나를 덤으로 주는 ‘1+1’행사, 상품권을 증정하는 사은행사 등 미끼상품으로 소비자를 유인하는 백화점식 마케팅에 익숙해져 할인점 고유의 기능이 흐트러질 우려에 직면했다”면서 “할인점은 매일 최저가격 판매라는 ‘EDLP’(EveryDay Low Price)전략이 존재의 이유인데 과도한 할인행사는 결국 할인점, 협력업체 모두에 부담을 지우는 것은 물론 소비자들에게도 신뢰를 잃게 된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이 대표는 ‘메이커즈 위크’라는 행사를 구상한 후 협력업체들을 일일이 찾아다니기 시작했다. 맨 처음 찾아나선 업체는 LG생활건강. 그러나 이 같은 관행에 익숙지 않은 협력업체측에서는 ‘무슨 일로 찾아오냐’며 부담스러워했다는 후문이다. 그는 “메이커즈 위크는 협력업체가 우리 매장을 자기 매장처럼 생각하고 운영한다면 서로 도움이 될 거라는 생각에서 출발한 아이디어”라면서 “한달에 한번 정도 1~2개 업체를 대상으로 특설매장을 운영할 방침이며 지금까지 LG생활건강ㆍ유한킴벌리ㆍ빙그레 등 3개 업체와 행사를 벌여 호응을 얻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과도한 경쟁을 피하기 위해 그동안 해오던 덤 증정, 사은품 증정, 대폭 할인 등의 행사를 하지 않을 경우 소비자들은 그동안 으레 받아오던 추가혜택을 누리지 못한다는 생각에 ‘금단현상’이 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것이 사실. 이에 대해 이 대표는 “그동안의 시스템은 한두 상품에서 대폭 할인을 해주는 대신 나머지 상품가격을 비싸게 받는 편법으로 운영돼온 부분이 있다. 제조사들의 원가부담은 장기적으로 결국 가격인상으로 연결되기 때문에 소비자들에게도 이득이 되지 않는다”면서 “소비자들 입장에서도 초기에는 수시 할인이 즐거울지 모르겠지만 결국에는 신뢰를 잃고 할인점에서 등돌릴지 모른다”고 강조, 먼 안목으로 소비자 신뢰를 쌓는 데 주력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또 내부 고객인 직원만족을 위한 현장경영에도 나서고 있다. 그는 아직 취임 이래 주말에 시간이 날 때마다 수도권 인근 점포를 순회하는 등 현장 구석구석을 살피고 있다. 특히 이 대표는 매장을 찾을 때 점장이나 부장급보다는 대리급 직원, 계산원, 주차 책임자, 소분(상품을 소규모로 포장하는 작업)실장 등을 만나 고객과의 접점에서 이뤄진 현장의 목소리를 전달받는 스타일로 유명하다. 그는 “직원들을 두루 만나 지역 고객 니즈에 맞는 상품이 있는지, 점포 직원들이 상품변화를 잘 알고 있는지, 고객 불편사항은 없는지, 점포 환경은 어떤지 등을 체크한다”면서 “그들에게 회사발전의 방향성을 제시하고 아이디어도 얻는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이마트가 국내 시장에서는 안정기에 접어들었지만 중국시장은 아직 걸음마 단계에 있는 만큼 이 대표 취임 기간 동안 중국진출 전략은 가장 중요한 도전과제로 남아 있는 것이 사실. 지난 3월 말 중국 3호점인 인뚜점 개점 당시 이마트는 2009년까지 중국에 25개 점포를 출점하는 한편 중국을 중심으로 한 글로벌 소싱 매출을 올해 1,000억원에서 2007년까지 3,000억원으로 늘릴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그는 “이마트만의 상품을 개발해 차별화하기 위해 중국은 물론 전세계에서 상품을 소싱, PB상품을 늘리는 한편 국내에서는 연 2회 전국 상품발굴 대회를 열어 특색 있는 상품 개발에 신경쓰겠다”고 말했다. 특히 이 대표는 중국 내 매장이 10개 정도까지 늘어나면 국내 기업의 동반진출 효과가 커질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아직은 관세 및 가격경쟁력 등의 문제로 중국진출에 다소 어려움이 있지만 앞으로 무역장벽 문제 등이 해소되면 이마트 25개 점포에 한국상품을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효영기자 hylee@sed.co.kr 사진=김동호기자 입력시간 : 2005-04-19 1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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