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발언대] 국민과 함께 하는 외교


휴스턴 총영사관은 간편한 절차만으로 운전 면허증을 서로 교환할 수 있게 하는 협정을 텍사스주와 지난 9일 체결했다. 이 소식이 나가자마자 매일 30여명의 우리 국민들이 운전 면허증 교환을 위해 도움을 받을 목적으로 공관을 찾거나 전화로 문의해오고 있다. 사연도 갖가지다. 영어 구사력이 부족해 엄두가 나지 않았다는 사람, 미국 사회보장번호를 받지 못해 수개월 동안 면허증 신청을 하지 못했다는 사람, 왠지 미국인 시험관이 동승하니 자신이 없고 떨려 시간만 가고 아직 시도하지 못하였다는 사람 등 간단한 운전 면허 시험을 두고도 재외 국민들의 어려움은 예상 외로 많았다. 특히 미국은 최근 경제가 어려워지면서 불법이민에 대해 반대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여기에 텍사스주는 멕시코와 접경해 있어 외국인의 체류자격을 엄격히 심사한다. 텍사스 주는 남한의 7배나 되는 크기로 에너지, 전자통신, 의료, 우주공학 등 산업을 근간으로 미국 경제를 주도하고 있어 미국 내에서도 독자적이라고 할 정도로 자부심이 강하다. 한국을 방문하는 텍사스 사람들이 그다지 많지 않고 면허증을 서로 교환하는 국가가 독일, 프랑스, 캐나다 정도이어서 우리의 제안에 그다지 적극적이지 않았다. 단 텍사스 주가 지속적인 경제성장을 위하여 외국 기업이나 학생들을 유치하려는 노력을 벌이고 있는 상황이어서 이러한 점에 착안해 협상을 했다. 면허증 교환이 이뤄질 경우 텍사스의 5대 수출국인 한국과 기업인 교류가 활성화되면서 우리 기업 투자도 증가해 현지 고용이 상당히 늘어날 뿐만 아니라 우리 유학생도 늘어나 지역 경제에 크게 기여할 수 있음을 설명했다. 이는 텍사스의 이해와도 일치하면서 운전면허증 교환 약정 협상이 급진전돼 이번에 체결된 것이다. 가끔 언론이나 국회에서 우리 외교관들에게 국민을 위한 보다 적극적인 외교를 주문한다. 이러한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외교관들은 세계 각지에서 우리 국민이 예상치 못하게 겪게 되는 사건사고 현장에 달려가는 이외에도 체류하는 국가에서 제도나 관습의 차이로 국민들이 겪는 어려움을 해결하기 위해 뛰고 있다는 사실을 조금이나마 알리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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