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로터리] '나는 가수다'의 감동과 정치인의 성찰


어느 대중가수의 노랫말처럼 '여기도 짜가, 저기도 짜가', 짜가가 판친다. 공직자의 비리를 적발할 위치에 있는 감사원의 감사위원이 뇌물을 받았다고 한다. 감사원의 감사위원 자리의 상징성은 반듯함이다. 반듯한 사람이 반듯한 잣대로 이 사회를 반듯하게 세우는 자리다. 그런 자리가 개인의 출세와 탐욕의 수단이 될 때 사람들은 정신적으로 허탈해진다. '나만 바보인가? 공연히 곧이곧대로 힘들게 살고 있나?'하는 회의로 사람들의 마음을 흔들어버린다. 그런데 알고 보니 역시 그 자리를 오염시킨 것은 정치권력이었다. 정치권력이 감사위원 자리마저 보은인사로 채웠다. 전직 검사 출신으로 대통령직 인수위원으로 활약한 사람을 그 자리에 올렸던 것이다. 앞서가야 할 정치가 뒷걸음질치고 대중의 바람을 헤아리지 못하고 있다. 세상이 혼탁한 때 사람들은 다른 데서 위안거리를 찾게 된다. 그 갈증을 풀어주는 역할을 한 TV 프로그램이 해내고 있다. 바로 '나는 가수다'인데 주말마다 늘 예측 불허한 돌풍과 이변이 벌어진다. 그런데 사실은 일관성이 있다. 그 핵심어는 '감동'이다. 이 무대는 김건모ㆍ정엽ㆍ김연우 같은 대한민국의 쟁쟁한 실력파 가수도 탈락시켜 굴욕을 맛보게 했다. 평가는 10대에서 50대까지 모든 연령이 포함된 청중이 한다. 지난주 말 1등을 차지한 옥주현씨는 청중과 교감할 수 있도록 간절히 기도했다고 했다. 교감과 기도! 짤막하지만 강력하다. 노래 한 곡 부르는데 연습에 연습을 거듭하고 가수로서의 자존심을 걸고 진정성 있게 최선을 다한 진실이 그대로 청중에게 감동을 불러일으켰다. 만일 '나는 정치인이다'의 무대에 정치인을 등장시키면 어떻게 될까. 그 무대에 오른 나를 상상해본다. 제대로 된 정치를 하지 못해 감동을 주기는커녕 국민을 이롭게 하지 못한 불찰로 무대를 내려가라면 내려갈 것이다. 국민이 바라는 정치에 진정성 있게 최선을 다하는 것은 정치인의 책무다. 국민과 공감하고 소통하는 것은 정치인의 기본 자세다. 대중이 원하는 진정한 정치의 부재 속에서 "나는 정치인이다"라고 자부할 수 있을지 스스로 무겁게 성찰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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