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장내파생상품 거래예수금을 제외한 고객예탁금은 지난 25일 22조2,904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이달 5일의 20조2,141억원과 비교해 영업일 수 기준으로 보름도 안 돼 2조764억원이나 늘어난 것이다.
고객예탁금은 투자자가 주식을 사려고 증권사에 맡겨놓았거나 주식을 판 뒤 찾지 않은 대기자금이다. 작년 말 15조원대이던 고객예탁금은 꾸준히 늘어 지난달 20일 24조7,030억원으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하고선 증시가 조정권에 진입하자 이달 5일 20조원대 초반까지 쪼그라들었다.
예탁금은 그러나 최근 국내 증시의 낙폭이 과도하다는 인식이 확산해 투자자들의 투자 심리가 조금씩 풀리면서 다시 22조원대로 올라섰다. 대표적인 단기 투자처인 종합자산관리계좌(CMA) 잔액도 25일 기준 48조9,461억원에 달한다.
이현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과거 코스피 연속 하락기의 평균 낙폭을 고려할 때 단기적인 관점에서 국내 증시는 기술적 반등권역에 진입했다”고 말했다. 실제 주가가 빠질 만큼 빠졌다는 저가 이점이 두드러지고 투자자들이 매수에 나서면서 국내 증시는 이틀 연속 상승했다. 코스피는 26일 중국 정부의 기준금리 및 지급준비율 인하 조치에 힘입어 2.57% 급등했다. 이날 상승률은 2013년 7월11일(2.93%) 이후 최고 수준이다.
김형렬 교보증권 매크로팀장은 “지수가 큰 폭으로 후퇴한 데다 약세장에 대한 우려가 과한 측면이 있는 만큼 개인 투자자들이 기다리던 투자 기회가 왔다고 판단한 것 같다”고 말했다. 김 팀장은 “다만, 변동성 장세는 다음 달 초·중반까지 이어질 것”이라며 “미국 금리 인상 우려와 외국인 매도세도 가볍게 볼 수 없는 만큼 현 상황에선 변동성 위험을 관리해야 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