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올 夏鬪 최악으로 가나] <하> 노사정 대타협이 필요하다

政·使 '성의있는 태도' - 勞 '양보' 절실<br>정부, 노동계 협조 구하려면 대화·소통 적극 나서야<br>使도 산별교섭 피할수 없다면 사용자단체 조직·대처를<br>勞 전투적 투쟁방식 지양·민노총 노사정위 복귀 필요


[올 夏鬪 최악으로 가나] 노사정 대타협이 필요하다 政·使 '성의있는 태도' - 勞 '양보' 절실정부, 노동계 협조 구하려면 대화·소통 적극 나서야使도 산별교섭 피할수 없다면 사용자단체 조직·대처를勞 전투적 투쟁방식 지양·민노총 노사정위 복귀 필요 성행경 기자 saint@sed.co.kr 미국산 쇠고기 파동으로 궁지에 몰린 이명박 정부에 대해 노동계의 공세가 격해지고 있는 가운데 최근 일련의 상황은 파업을 낳게 하는 여러 조건을 두루 갖추고 있다. 고유가와 물가상승으로 임금인상 요인이 발생한데다 법과 원칙을 내세워 노조에 대한 강경입장을 취했던 정부가 촛불집회를 계기로 힘이 빠지면서 상대적으로 노동계의 협상력이 강화됐기 때문이다. 위상 강화를 모색해온 민주노총은 미국산 쇠고기 파동으로 조성된 유리한 국면을 발판 삼아 총파업에 이어 산별노조를 중심으로 6월 말~7월 초 총력투쟁을 전개하는 등 정부와 사용자에 대한 공세를 더욱 강화할 태세다. 정부의 공기업 민영화 계획이 당초보다 크게 후퇴했지만 여전히 노정갈등 요소로 남아 있다. 가뜩이나 어려워지고 있는 경제 상황에서 노조의 강경 투쟁과 파업이 늘어나게 되면 그야말로 한국경제는 엎친 데 덮친 꼴의 큰 위기로 내몰리게 된다. 일부 노조의 정치적이고 과격한 태도가 자칫 돌이킬 수 없는 상황으로 몰아갈 수도 있다는 얘기다. 그래서 정부는 물론 노사가 대화와 타협을 통해 노동 문제를 풀어가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이병훈 중앙대 교수는 "친기업 정책을 강조하며 불필요하게 노동계의 반발을 초래한 정부의 노동정책에 변화가 필요하다"며 "노동계도 지금은 '쇠고기 민심'을 얻고 있지만 강경 일변도의 투쟁방식을 고집할 경우 국민들로부터 외면받을 수 있다는 점을 인식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전투적 투쟁방식 고집 때는 고립 자초=민주노총과 금속ㆍ보건의료ㆍ금융 등 산별노조들의 파업 움직임은 노사 간 불신에다 노정갈등까지 겹쳐 쉽게 해법을 찾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 매년 노사관계를 결정짓는 변수인 현대자동차노조는 오는 20일 파업을 선언할 예정이다. 금속노조는 사용자 측이 수용하기 힘든 교섭의제들을 제시, 사실상 파업 명분을 쌓기 위한 협상을 벌이고 있다. 현대차가 파업에 들어가면 금융ㆍ운수ㆍ보건의료 등 공공 부문 노조들도 동조할 가능성이 높다. 노동계가 정부와 사 측의 협상력이 약해진 틈을 타 입지 강화와 요구조건 관철을 위해 파업 의사를 공공연하게 밝히면서 올 들어 노사관계가 급속히 냉각되고 있다. 그러나 현 경제상황이나 국민여론을 감안해 노조가 최대한 자제할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경제가 어려운 상황에서도 올 들어 파업 등으로 인한 노동손실 일수가 지난 4일 현재 21만9,144일로 지난해 5만4,173일의 4배에 달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파업이 늘면 사회적 혼란과 함께 엄청난 경제적 손실을 야기해 결국 노조원 당사자는 물론 국민 모두에게 엄청난 부담을 안겨줄 것이다. 김동원 고려대 교수는 "최근 노동계가 국민 지지를 회복할 수 있었던 것은 쇠고기 재협상을 원하는 국민들의 요구에 호응했기 때문"이라며 "국민 여론을 중시하지 않고 파업 등 전투적 방식을 고집할 경우 또다시 고립을 자초하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대타협 정신 만들어가야=정부는 미국산 쇠고기 파동을 겪으면서 노동계와의 협상력이 크게 약화됐다. 친기업적인 정부를 등에 업고 노조에 대해 공세적인 태도를 취했던 사용자 측의 상황도 마찬가지다. 정부는 당분간 공기업 민영화와 노동규제 완화를 추진하는 데 차질을 빚을 것으로 보인다. 경제를 살리기 위해서는 노동계의 협조가 필요한 만큼 정부가 보다 적극적으로 대화와 소통에 나서야 한다는 주장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한국노사관계학회장인 이상덕 계명대 교수는 "MB정부가 집권 초기 '비즈니스 프렌들리'를 표방하며 친기업 정책을 강조할 때부터 노동계와의 갈등은 예상됐던 일"이라면서 "노동계와의 관계를 원점에서부터 재검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사용자들도 성숙된 노사문화를 만드는 데 책임 있는 태도를 보여야 한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산별교섭이 중복교섭과 이중파업 등 여러 문제점이 있지만 어차피 피해갈 수 없다면 사용자단체를 구성하는 데 적극적으로 나설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김 교수는 "산별체제에서 노조는 중복교섭을 지양하고 사 측은 사용자단체를 조직하는 등 대타협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대립과 갈등의 노사관계를 대화와 타협으로 돌려세우기 위해서는 현재 유명무실한 상태에 놓여 있는 노사정위원회의 제대로 된 역할도 요구된다. IMF 당시 노사정위원회를 통한 대타협으로 경제위기를 극복했듯 현재의 어려운 경제상황을 노사정 합의를 통해 풀어가야 한다는 주장이다. 이를 위해서는 1999년 노사정위원회 탈퇴 이후 아직까지 참여하지 않고 있는 민노총이 다시 참여해야 한다. 정부와 사용자단체의 성의 있는 태도와 민노총의 양보가 이뤄진다면 노사정 대타협이 결코 불가능한 일은 아닐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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