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말 국내에 소개된 영화 '아바타'와 애플의 '아이폰'은 소비자들로부터 높은 호응을 얻었다. 아바타는 이모션캡처라는 혁신적인 방식의 3차원 영상과 교감할 수 있는 스토리 등에 힘입어 역대 최고의 흥행 실적을 거뒀다. 아이폰은 사용자 중심의 편리한 기기와 새로운 모바일 생태계 조성 및 다양한 콘텐츠 등 휴대폰의 개념 자체를 바꿔놓았다. 모두 기존을 틀을 깨고 창조적 상상력을 발휘해 시장을 선점한 사례들이다.
오늘날 기업 환경은 급격한 변화의 소용돌이 속에 놓여 있다. 점차 다양화되고 빠르게 변하는 고객의 요구에 부합하는 새로운 가치를 제공하지 못하는 기업은 생존을 담보하기 어려운 시대에 접어들었다. 대한상의의 조사에 따르면 국내 100대기업의 70%는 인재가 갖춰야 할 핵심역량으로 창의성을 꼽고 있다.
기업들은 각기 다른 이력과 전문성을 지닌 사람들이 서로의 생각을 공유할 때 혁신적인 아이디어가 나올 가능성이 가장 크다고 보고 외부인재 영입과 역발상 및 새로운 것에 대한 도전을 촉진하는 등 조직의 다양성을 높이는 데 힘을 쏟고 있다.
이러한 사회적 요구에 비해 일반인들의 인식은 '다르다'는 것에 대해 무의식적인 두려움을 갖는 게 아닌가 싶다. '다르다'와 '틀리다'를 구분하지 않는 언어습관을 봐도 그렇다. "내 생각은 좀 틀려" "사람이 확실히 틀려졌어" 등은 '다른(different)' 것과 '틀린(wrong)' 것을 무의식 중에 혼동하는 데서 나오는 표현들이다.
어떤 새로운 견해를 '다른' 것으로 받아들이게 되면 존중하며 이해하려는 반응을 보이기 쉽다. 그러나 '틀린' 것으로 인식하게 되면 이를 적대시하고 바로잡으려 하는 과정에서 갈등을 겪기 십상이다.
정답은 하나뿐이고 정답과 '다른' 것은 모두 '틀린' 게 되는 원리는 정답 찾기 위주의 주입식 교육시스템에서는 너무나 익숙한 풍경이다. 침대 크기에 맞춰 사람의 다리를 자르거나 늘리는 '프로크루스테스(Procrustes)의 침대'에 비견되고는 하는 위기의 공교육이 이러한 획일성을 가져오게 된 토양이라고 한다면 지나친 비약일까.
획일적인 평가기준을 가지고 모범답안을 일방적으로 주입하는 교육이 아니라 학생의 다양한 가능성을 찾아내 길러주는 교육, '다른' 것은 '틀린' 것이 아니라 새로운 기회가 될 수도 있음을 북돋아주는 교육이야말로 건강하고 경쟁력 있는 사회의 기초가 아닌가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