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사무라이본드 각광

세계기업 발행 잇달아… 올 3조엔 넘을듯<br>日 채권시장 저금리등 매력


엔화 표시채권인 사무라이본드의 발행이 급증하고 있다.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의 후유증으로 미국과 유럽의 금융시장에 신용경색이 확산되면서 상대적으로 풍부한 유동성과 저금리 조건을 갖춘 일본의 채권시장이 각광을 받고 있다. 13일 블룸버그통신은 미국 최대 소매유통체인 월마트, 씨티그룹에서 스위스 은행 UBS까지 전 세계 민간업체들이 현금을 확보하기 위해 일본 채권시장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고 보도했다. 독일 자동차회사인 BMW도 지난 4월에 3년 만기로 150억엔에 달하는 사무라이본드를 발행했다. 이들이 올해 현재까지 발행한 사무라이본드는 지난해 같은기간과 비교해 37% 증가한 2조3,000만엔(185억달러)에 달한다. 메릴린치는 해외기업들의 사무라이본드 발행 규모가 올해 안으로 3조엔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했다. 이는 1996년 3조8,000억엔을 기록한 이후 12년만의 최대 기록이 될 것으로 보인다. 사무라이본드가 해외기업들 사이 자금조달 수단으로 인기를 끄는 것은 일본 금융시장이 제공하는 낮은 금리로 인해 채권발행 비용이 적게 들기 때문이다. 일본 현행 기준금리는 0.5%로 다른 나라들에 비해 현저히 낮아 채권 발행자의 부담이 적다. 월마트의 경우 지난 7월 외국기업으로서 29년만에 1,000억엔 규모의 5년만기 사무라이본드를 표면금리 2.01%에 발행했다. 월마트가 같은 만기의 채권을 미국에서 4.25% 금리에 발행한 것과 비교해 훨씬 싸다. 일본 투자자들도 낮은 금리 때문에 마땅히 투자할 상품을 찾기 어려운 상황에 일본 국채보다 높은 수익률을 보장하는 사무라이본드에 관심을 모으고 있다. 일본이 미국이나 유럽 등 선진국가들에 비해 서브프라임 부실로 인한 타격이 적어 충분한 유동성이 뒷받침되는 것도 이점이다. 일본의 모기지손실은 글로벌 금융권의 3% 이하인 것으로 집계됐다. 전문가들은 현재 국제금융시장의 자금조달 여건이 좋지 않은 만큼 국채와 같은 기능을 하면서 기업과 경제실정에 직접적인 영향을 덜 받는 사무라이본드의 수요가 늘어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나카조라 마나 JP모건일본 수석애널리스트는 "일본은 지금 세계에서 가장 쉽고 저렴한 시장"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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