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렉서스에 신형 제네시스로 맞불 … 한-일 '북미 목장의 결투'

■ 美 디트로이트 모터쇼 개막

현대·기아 44대 차종 전시 프리미엄 시장 공략

도요타 최대 부스 확보, 450마력 'RC F' 선봬

중국선 참관단 파견 … 韓-日 기싸움 치밀 분석


13일 현대엠코와 현대엔지니어링의 합병 추진 소식이 알려지자 업계 핵심 관계자는 두 회사 모두 사업 내용이 충실하고 사업 분야가 달라 합병시 만만치 않은 시너지가 창출될 것으로 예상된다 고 평가했다. 그러나 현대엠코와 현대엔지니어링이 합병을 추진하기로 한 것은 현대엠코 최대주주인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 체제 가속화를 위한 의도가 깔려 있다는게 지배적인 시각이다. 이 경우 합병사의정 부회장 지분 가치가 극대화되고 이는 그룹 전체를 지배하는 데 도움을 주리라는게 업계의 분석이다. 향후 합병사가 현대건설과 재차 합병할 경우 정 부회장의 건설 계열사 지분 가치는 더욱 커지게 된다.

현대차와 기아차는 각각 1,534㎡, 1,332㎡의 전시 면적을 확보하고 총 44대의 차종을 전시하고 있다. 대표 차종은 신형 '제네시스'와 'K900(국내명 K9)'로 이들 차량을 통해 관람객들에게 프리미엄 이미지를 각인시킨다는 전략이다. 북미 시장에서 이들 프리미엄 차종의 경쟁 상대는 도요타의 렉서스 브랜드. 렉서스는 일본산 프리미엄차를 대표하며 한때 미국 시장에서 대단한 호응을 얻었지만 최근 수년간 메르세데스-벤츠, BMW 등 독일 프리미엄 브랜드에 밀리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 틈을 타 렉서스에 정면 도전하겠다는 게 현대·기아차의 전략이다.

현대·기아차는 그간 할인을 최소화하고 제값 받기에 공을 들이고 고급차 위주의 판매 전략을 펼쳐 미국 내 평균 판매가를 최근 수년간 1만6,000달러에서 2만3,000달러까지 높였다. 이 같은 여건은 신형 제네시스와 K900의 성공적 론칭에도 유리한 발판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일본 업계는 데이비드 주코브스키 현대차 미국 법인장이 새로 취임하고 경영진을 재편한 것도 예의주시하고 있다. 이밖에 기아차 디자인의 발전상을 보여주는 콘셉트카 'GT4 스팅어'도 일본 업계를 긴장시키는 작품이다.


최근 엔저까지 등에 업고 미국 시장에서 총공세를 펼치고 있는 일본차 브랜드들은 이번 모터쇼에서도 '규모' 면에서 타 브랜드들을 압도하고 있다.

관련기사



도요타의 경우 미국 빅3와 함께 가장 넓은 공간을 확보하고 양과 질 모두에서 손색없는 전시를 전개하고 있다.

렉서스는 세계 최초로 450마력 고성능차 'RC F'를 선보이며 브랜드 자체가 '강력함'을 테마로 변모하고 있음을 어필했다. 유키히코 야구치 렉서스 수석 엔지니어는 "차량의 모든 구성 요소가 자동차의 성능에 기여할 수 있도록 신중하게 디자인했다"고 설명했다.

혼다의 주력 전시 차종은 경제성을 중시하는 소비자들을 겨냥한 '2015년형 피트'다. 혼다의 프리미엄 브랜드인 아큐라는 올 하반기 미국에 출시할 2015년형 TLX 스포츠 세단의 프로토타입을 전시했다.

한편 중국 업체들도 미래를 내다보고 이번 모터쇼의 한일 간 기싸움을 치밀하게 분석하고 있다. 현재 중국 자동차 업체들은 폭발적으로 늘어나는 자국 수요를 감당하기에도 벅찬 수준이지만 언젠가는 세계 시장에 진출한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중국의 로드맵은 남미·중앙아시아·중동·아프리카 등을 먼저 공략한 뒤 북미에서 한국·일본 업체와 겨뤄보겠다는 것. 이날 모터쇼장에서는 중국국제무역촉진위원회(CCPIT)가 파견한 참관단이 눈에 띄었다. 이들 참관단은 상하이자동차그룹(SAIC) 등 중국 자동차 경영진으로 구성됐다.

그러나 이번 모터쇼에서 중국 업체들은 전시 부스를 마련하지 않았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에 대해 "중국 자동차 업계가 미국 시장에 진출하는 데는 환경 규제 극복, 영업망 확보 등 현실적 어려움이 많다"고 분석했다.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